'15분마다 사망' LA, 소생가능성 없는 환자 병원이송 안한다
[경향신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응급의료서비스(EMA) 당국이 구급대원들에게 생존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은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 갈수록 심화되자 내린 결정이다.
CNN은 5일(현지시간) LA카운티의 응급의료서비스 당국이 지난 1일 구급대원들에게 코로나19 팬데믹이 응급의료서비스와 병원 수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18세 이상의 심정지 환자가 응급소생술 이후에도 호흡이 돌아오지 않아 소생 가능성이 없는 경우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다만 최소 20분 이상 호흡이나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LA가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은 코로나19 감염·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병원이 심각한 병상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LA에선 15분마다 한 명씩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일 40만명이었던 확진자 수는 지난 2일 80만명까지 두배 상승했다.
LA카운티 감독관 힐다 솔리스는 LA타임스에 “LA 감염자 수가 40만명이 되는 데 10개월 정도가 걸렸는데, 추가로 40만명이 확진판정을 받는 데는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직원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완전히 지쳐있는 상태고, 응급환자들이 와도 병상이 부족해 병원 밖에서 몇시간씩 대기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을 “인간재앙(human disaster)”이라고 표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인 9명 중 한 명이 거주할만큼 미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코로나19 감염세가 가장 심각한 곳은 LA로 4일 하루 확진자만 8859명 발생했다.
AP통신은 LA의 코로나19 확산때문에 오는 31일 열릴 예정이었던 그래미 시상식이 오는 3월로 연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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