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을 잡았다" 이란 언론, 한국 선박 나포에 독설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1. 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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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관영 언론 "자금 도둑에 대한 깨끗한 대응"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란의 강경 이슬람 성향 언론사인 타스님이 한국케미호를 끌고 가는 사진을 표지에 게재했다./타스님

이란의 강경 이슬람 성향 언론들이 유조선 ‘한국케미호’ 나포에 대해 “도둑을 잡았다”와 같은 표현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 따라 한국의 은행권이 70억~80억달러 정도인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을 동결한 채 지불하지 않아 정당한 대응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란 반관영 언론사 타스님은 5일(현지 시각) 혁명수비대가 한국케미호를 나포해 끌고 가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표지에 보도했다. 타스님의 페르시아어 보도를 영어로 옮긴 아랍권 매체에 따르면, 타스님은 한국케미호 사진과 함께 ‘자금 도둑에 대한 깨끗한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80억달러로 추정되는 한국에 묶인 이란 자금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타스님은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언론사로 알려져 있다.

페르시아어로 발간하는 이란 일간지 바탄 엠루즈도 이날 한국케미호를 1면에 사진으로 싣고 “우리는 도둑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강경 이슬람주의를 추종한다는 말을 듣는 언론사다. 바탄 엠루즈는 “한국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유조선 나포 사건과 이란에 대한 봉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케미호 나포에 대해 이란 언론들이 “도둑”과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은 동결된 자금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용의 보도는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해양 오염을 일으킨 것을 문제 삼을뿐 (경제 제재로) 동결된 자금과 무관하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해양 오염은 표면적으로 내세운 명분에 불과하며 속내는 돈을 얼른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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