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아시아나 인수 반대.. "합리적 결정" VS "정부 지지해야"

이경민 기자 2021. 1. 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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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유상증자를 확정지으며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앞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합병에 반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정부 산하 기관간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질수는 있으나 객관적으로 볼 때 국내 항공산업을 위해서라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것이 이익 측면에서 맞은 결정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기로 한 것은 뜻밖의 결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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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유상증자를 확정지으며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앞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합병에 반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운용하는 공공기관으로서 공익을 위해 마땅히 독립성을 갖고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아시아나 인수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부도 위기의 항공사 회생을 위해 추진하는 공익성이 강한 사업으로 같은 정부 산하기관이 제지를 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대한항공(003490)임시 주주총회 안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한 결과 반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임시 주주총회 안건은 주식 총수 개정 정관을 변경해 발행 주식의 총수를 기존의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변경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8.11%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본사 사옥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정관 변경안을 가결했다. 특별 결의 사안인 이번 정관변경안에는 총회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인 69.98%의 찬성으로 안건이 가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나 지역이 늘어난 가운데 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체결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한 점, 아시아나항공의 귀책사유를 계약해제사유로 규정하지 않아서 계약 내용이 대한항공에 불리할 수 있는 점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는 부정적 의견이 제시됐다"며 "여러차례 논의한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과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지만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수탁자의 입장에서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본부장은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고 본다. 판단의 옳고 그름에 대해선 이견이 있겠으나 정부 기관이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관치금융 논란을 빚을 수도 있다"고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주주 입장에서 기업이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하면 자신이 가진 지분 가치가 감소하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데 앞으로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늘어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 과정"이라고 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어 "정부 부처간 입장 충돌이 나타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조정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정부 산하 기관이긴 하지만 국민의 자금을 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반드시 정부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아시아나항공을 아무도 인수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는 국내 기업이 인수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이번 건에서는 지분 훼손 우려가 있더라도 국민연금이 산업은행을 따르는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이 크게 침체된 상황에서 정부 자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정부 산하 기관간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질수는 있으나 객관적으로 볼 때 국내 항공산업을 위해서라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것이 이익 측면에서 맞은 결정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기로 한 것은 뜻밖의 결정"이라고 했다.

대한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는 곳이 대한항공 임시 주주총회인만큼, 산업은행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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