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즐거움·도전·어울림.. 오케스트라 안에서 모두 이뤄져요"

박정경 기자 2021. 1.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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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남구 영선초등학교는 '영선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수업 시간이나 방과 후 교실을 통해 악기를 배우는 경우는 많지만, 다양한 악기를 모아서 함께 연습하고 연주하는 학생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학교는 드문 것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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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2월 4일, 류효준 교사가 이끄는 영선초등학교 오케스트라가 대구광역시 남구 우봉아트홀에서의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마지막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대구 영선초교 류효준 교사

단원모집 등 처음부터 시작

악기 잡고 버벅대던 학생들

조금씩 연주에 흥미 가지고

이젠 먼저 와서 연습에 재미

“단체생활 힘들어하던 아이도

난관 극복하며 성취감 느끼죠”

대구광역시 남구 영선초등학교는 ‘영선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수업 시간이나 방과 후 교실을 통해 악기를 배우는 경우는 많지만, 다양한 악기를 모아서 함께 연습하고 연주하는 학생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학교는 드문 것이 현실. 학생 개별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악기 연주를 해내는 도전을 감내해야 하고, 학생들끼리 서로 소통하며 조화로운 울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서 2019년부터 학생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류효준(34) 교사에게 오케스트라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는 교대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서울 수도방위사령부의 군악대에서 군악병으로 복무했던 ‘음악인’이었지만, 악기를 배워 연주하는 것과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달랐다. 단원을 모집하는 것부터 어려웠고, 제대로 된 악기 소리를 못 내는 학생들을 데리고 오케스트라를 꾸려야 했다. 지휘해 본 적이 없었던 류 교사는 퇴근 후 프로 지휘자를 찾아가 지휘를 배우고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다.

처음 악기를 손에 잡고 버벅대던 학생들은 조금씩 악기 연주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잠이 많아 아침 합주 시간을 힘들어하며 지각하던 학생들은 어느 날부턴가 류 교사보다 먼저 와 악기를 꺼내 연습하고 있었다. 이제는 능숙하게 자기만의 음색을 낼 정도로 발전했다. 류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고 도전하며 음악을 하는 활동 그 자체를 즐겼다”며 “모두 하나가 돼 교내 및 교외 연주회를 잘 마쳤고, 학교에 오케스트라 활동이 재밌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입단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즐거움’ ‘도전’ ‘어울림’, 이 세 가지 목표를 염두에 두고 교단에 선다.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능동적인 배움이 일어나고, 작은 도전을 겪으며 난관을 극복하고 성취를 이루는 반복적 경험을 통해 강인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어울릴 수 있어야 공동체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놀랍게도 오케스트라 활동은 이것들을 모두 충족시켰다. 그는 “음악 활동의 즐거움, 처음 해보는 악기연주와 지휘에 대한 도전, 악기와 음악을 통한 어울림이 오케스트라 활동 안에서 모두 이뤄지고 있더라”며 “안타깝게도 많은 학교현장이 개인주의와 지식 위주의 교육으로 만연해 있는데 심미적 감성 역량을 강조하면서 예술 교육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특출난 재능이 없어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해 의기소침한 학생, 교우 관계나 생활태도에서 문제가 있는 학생, 단체생활을 힘들어하는 학생…. 류 교사는 3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 단원 가운데 유독 이런 학생들에게 눈길이 더 간다고 말한다. 그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이 악기 연주를 통해 자기의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가면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음악을 매개로 소통하면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즐거움을 느낄 때, 류 교사도 행복하다.

류 교사는 좀더 많은 학생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 음악을 가까이하는 것은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하나 늘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음악 감상과 연주 활동을 통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영선 오케스트라처럼 관현악기일 수도 있겠고 전혀 다른 전자음악도 상관없다”며 “어릴 때 느낀 음악의 즐거움을 통해 어쩌면 평생의 취미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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