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대선 불복 압박하자..펜스 비서실장 "헌법 따라야"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2021. 1. 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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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쇼트 부통령 비서실장, 트럼프 측근 향해 "별난 사람"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 백신 개발 관련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측근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 짓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목전에 두고 ‘대선 뒤집기’를 하라고 이 회의를 주관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자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이 나서 트럼프의 참모를 향해 “(당신은) 헌법학자가 아니다”고 받아쳤다. 펜스는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펜스의 측근들이 나서 트럼프를 향해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라'고 불만을 터트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부통령은 부정하게 선택된 선거인단을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썼다. 그는 전날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지원 유세에선 “펜스가 우리를 위해 해내길 바란다. 우리의 위대한 부통령이 해내길 바란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라며 “그가 해내지 않으면 나는 그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충성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제조업정책국장도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펜스 부통령이 선거결과를 10일 동안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펜스 부통령이 직권으로 선거 결과 발표를 열흘간 연기하라고 한 것이다.

펜스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펜스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의 대선불복 행보와는 일정한 거리를 둬왔고, 트럼프 압박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 쇼트 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나바로는 별난 사람”이라며 “그는 헌법 학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나바로를 겨냥하며 우회적으로 펜스 부통령이 헌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펜스의 비서실장이 나바로의 생각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했다.

미 대통령 선거결과를 확정짓는 상·하원 합동회의는 6일 열린다. 이 회의는 그동안 미 대선이후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 회의를 주재하는 부통령의 역할도 각 주에서 제출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크게 읽고 당선인의 최종 승리를 선언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헌법에 따라 부통령은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알파벳 순서대로 크게 읽도록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부통령이 특정 주의 선거 결과를 소개하지 않으면, 선거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게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공화당 의원의 주장이라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 공화당 의원들은 이런 움직임을 반대하고 있어, 펜스 부통령이 이런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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