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방역 '완벽' 과시한 북한..마스크도, 거리두기도 없었다

이설 기자 2021. 1. 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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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막한 당 대회서 대표자·방청 등 7000여 명 참석
지난달 모인 대표자들 방역 조치 했을 듯..자신감 표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제8차 당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당 대회에 참석한 대표자는 총 4750명이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은 5일 개막한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도 마스크와 거리두기 없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며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했다.

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당 대회에 대표자 4750명, 방청 2000명 등이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차 당 대회(3667명)보다 1000명 넘게 대표자가 늘어났는데 방청객까지 동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한 해 전례없이 장기화된 사상초유의 세계적인 보건위기 상황 속에서도 어려움을 완강히 이겨내면서 방역사업에서 전인민적인 자각적 일치성을 견지하고 그것을 애국적 의무로 여기며 방역의 안정적 형세를 시종일관 철저히 보장하였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에 게재된 당 대회장 내부 사진을 보면 7000명 가까이 되는 인파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좌석 간 거리두기도 하지 않은 채 착석해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제8차 당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그 동안 주요 공연장에서 관람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한 칸씩 띄어 앉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날은 국가적인 행사인 만큼 예외를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도 많은 인파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모였으며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한 명의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라며 '방역 성공'을 선언한 바 있다.

당 창건 기념일 직후에는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80일 전투'를 벌일 것을 예고하면서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채 대규모 인파가 결집한 '군민연합집회'를 열기도 했다.

다만 북한도 연일 세계적인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지난달 하순 평양에 모인 당 대표자들에 대한 격리와 검진 등을 통해 대비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하순 평양에 도착했으며 같은 달 30일 평양에서 당 대표증을 수여받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당초 당 대회 개최날을 '1월 초순'이라고 폭넓게 언급한 것도 코로나19를 고려해 많은 인원을 점검하고 격리한 뒤 가장 안전한 시점에 열기 위한 의도였다는 해석도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제8차 당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날 마스크도, 거리두기도 없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은 사전 방역 조치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자신감 표출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대한 각종 조치를 취하면서도 주요 회의나 현지지도 등에서는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봉쇄해왔으며 여름 수해 상황에서도 외부 지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2일부터는 방역 단계를 최고 수위인 '초특급'으로 격상하고 외교단과 국제기구 소속 외국인들을 사실상 소거한 뒤 음식점과 일부 상점의 영업 중단, 지역별 인원 이동 제한 등 조치를 단행했다.

북한은 이처럼 코로나19 초기부터 이어온 자신들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현재까지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제8차 당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다만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에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상황에 대한 궁금증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비정부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안정적인 코로나19 관리, 코로나19 종식 등을 위해 백신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이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을 향해 제안해 온 코로나19 관련 남북 협력이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북한이 이미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우리 측 제안을 받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받더라도 방역을 고려해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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