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필요한 건, '소울'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편파적인 한줄평 : 기발하고 따뜻한.
시기 적절한 등장이다. 기발한 상상력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따뜻한 감성은 시린 마음을 껴안아준다.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은 영화가 끝나서도 생각할 거리 하나를 던져준다. 지치고 힘든 지금, 딱 필요한 애니메이션 ‘소울’(감독 피트 닥터)이다.
‘소울’은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예기치 못하게 영혼이 된 ‘조’와 태어나고 싶지 않은 영혼 ‘22’가 함께 떠나는 특별한 모험을 그린다.
상상력의 한계에서 한 발자국 더 넘어선다. ‘태어나기 전 세상’ 곳곳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자아도취방’, ‘흥분의 방’ 등 태어나기 전부터 영혼의 성격과 취향이 정해진다는 발상을 아기자기하게 설계해놓아 동심을 자극한다. 가끔 ‘내 영혼은 어떤 방을 거쳐왔을까’란 상상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태어날 준비를 하는 영혼들과 죽을 준비를 하는 영혼들을 대비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여러 질문을 던진다. 필름 자체는 밝고 유머러스하지만, 러닝타임 내내 객석엔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걸까’ ‘죽음 앞에선 어떤 마음가짐을 해야할까’ 등 깊이 있는 질문들이 돌아다닌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그 해답의 깊이는 더 깊어질 수도 있다.
또 하나의 강점은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재즈’다. 음악을 미치게 사랑하는 ‘조’ 덕분에 영화와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매혹적인 선율과 살아있는 재즈만의 리듬을 만끽할 수 있다. 제68회 골든글로브 음악상을 수상한 트렌트 레즈너, 애티커스 로스가 주요 음악을 담당해 귀를 홀린다. 또한 단순히 BGM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재즈 같은 인생’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게끔 한다. 스크린 속 재즈와 교감하다보면 ‘행복은 목표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란 희망찬 메시지에 어느새 도착해있다.
실사보다 더 자연스러운 그림체는 디즈니·픽사의 실력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한다. ‘몬스터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과 ‘인사이드 아웃’ ‘코코’ 제작진이 뭉쳐 완성도를 한껏 높였다. 오는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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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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