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울'이 찾은 삶의 가치..디즈니 픽사의 상상력에 홀리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2021. 1. 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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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어느 날, 뉴욕의 한 중학교 음악 교사 조는 인생 최고의 날을 맞는다.

화창한 날 올려다본 하늘, 빌딩숲 사이 푸른 나무, 손끝에 닿는 바람, 따뜻하고 맛있는 피자 한 조각만으로도 인생을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다.

조와 꼬마 영혼의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여정은 아이들에게는 환상적인 동화로, 어른들에겐 따뜻한 위로로 다가선다.

특히 조의 뉴욕 생활 곳곳에서 들리는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의 황홀한 멜로디는 독보적인 분위기에 방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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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평범한 어느 날, 뉴욕의 한 중학교 음악 교사 조는 인생 최고의 날을 맞는다. 직장에서는 정규직 제안을 받았고 뉴욕 최고의 재즈 클럽에서 연주할 꿈 같은 기회까지 얻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는 새로운 영혼들이 멘토링을 받아 지구에 갈 준비를 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자신의 꿈을 위해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조와 달리, 그곳에서 만난 꼬마 영혼 22번은 모든 일에 냉소적이고 의욕도 없다. 조는 22번에게 지구에서의 삶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알려주면서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 나선다.

영화 '소울'(감독 피트 닥터)은 쳇바퀴 돌듯 무감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그렇다고 목표부터 세우라고 종용하진 않는다. 오히려 삶의 목표나 목적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권한다. 꿈을 이루지 못해 괴로워하거나 꿈이 없어서 자책하는 이들에게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이미 시작된 우리의 삶은 그 자체로 훌륭하고 매 순간 즐길 거리로 넘쳐난다. 화창한 날 올려다본 하늘, 빌딩숲 사이 푸른 나무, 손끝에 닿는 바람, 따뜻하고 맛있는 피자 한 조각만으로도 인생을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다. 무의미하게 보낸 것 같은 오늘도 내가 살아 숨쉬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빛난다는 이야기다. '소울'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소울'이 교과서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고루하지 않은 건 영화 곳곳에 묻어나는 디즈니 픽사 특유의 재치 덕분이다. 영혼들을 관리하는 제리와 깜찍한 꼬마 영혼들은 흥미로운 발상에 발붙인 이야기와 유머로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한다. 조와 꼬마 영혼의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여정은 아이들에게는 환상적인 동화로, 어른들에겐 따뜻한 위로로 다가선다.

아기자기한 캐릭터 각각의 매력도 크지만 화면을 부드럽게 수놓는 이미지의 예술적 성취도 눈여겨볼만하다. 활기찬 도시의 생명력이 가득한 뉴욕은 실사영화 못지않은 현실감을 자랑하고 '태어나기 전 세상', '머나먼 저세상' 등 상상 속의 세계를 구현한 몇몇 장면들의 웅장함도 압도적이다.

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조의 뉴욕 생활 곳곳에서 들리는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의 황홀한 멜로디는 독보적인 분위기에 방점을 찍는다. 애니메이션에 흥미가 없는 관객이라도 '소울'만의 따뜻한 정서와 파스텔톤 색채, 서정적인 엔딩만큼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과 캠프 파워스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인사이드 아웃', '코코' 제작진을 필두로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인크레더블2', '토이스토리4'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더했다. 오는 1월 20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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