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태풍이 美 산불 일으켰다..전지구 기상 '나비 효과' 입증

조승한 기자,이수훈 인턴기자 2021. 1. 6.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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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한반도에 피해를 몰고왔던 강력한 태풍이 태평양 건너 미국 서부 오리건주의 산불을 일으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은 미국 유타주립대와 공동으로 지난해 여름 2주 사이에 한국을 강타한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이 북진하며 고온다습한 에너지를 북쪽으로 전파한 결과 미국 서부 해안가에 고기압을 만들어 산불에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를 이달 5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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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팀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8월 한국에 강풍을 몰고왔던 태풍과 9월 미국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관의 연관성을 찾았다고 밝혔다. 태풍의 에너지가 제트기류를 변화시키면서 발생한 고기압으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고온건조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지난해 여름 한반도에 피해를 몰고왔던 강력한 태풍이 태평양 건너 미국 서부 오리건주의 산불을 일으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은 미국 유타주립대와 공동으로 지난해 여름 2주 사이에 한국을 강타한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이 북진하며 고온다습한 에너지를 북쪽으로 전파한 결과 미국 서부 해안가에 고기압을 만들어 산불에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를 이달 5일 발표했다.

지난해 태풍은 총 23개 발생했는데, 이중 4개가 한국에 영향을 줬다. 매년 3.1개가 영향을 주지만 올해는 8월 말에 집중적으로 몰린 점이 달랐다. 이중 5호 태풍 '장미'를 제외한 세 태풍은 8월 26일부터 9월 7일까지 13일간 연이어 상륙해 한국에 피해를 줬다. 마이삭은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49.2m까지 이르는 바람을 몰고 왔을 정도로 강력했다.

이들 태풍의 강력함은 먼 미국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태풍 관측자료와 일기예보 예측모델을 분석해 이들 태풍이 지구 기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태풍이 만들어지면 그 힘으로 성층권에 흐르는 제트기류의 방향을 바꾼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에 따라 고기압이 미국 알래스카주 지역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래스카주에 생성된 고기압은 미국의 산불 발생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 초 미국 오리건주는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와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알래스카주에서 발달한 고기압에서 바람이 시계방향으로 불어 나오면 알래스카 남동쪽에 위치한 오리건주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서풍이 발생한다. 이 서풍이 오리건주에 위치한 캐스케이드산맥을 타고 넘어오며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고 화재의 원인이 된 것이다.

윤 교수는 “고기압이 발달하면 고온건조한 바람이 동에서 서로 역전해 불면서 산맥을 타고 내려오게 된다”며 “그 결과 조금의 불씨로도 산불이 번질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례적으로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세 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며 많은 피해를 야기했고, 궁극적으로 미국의 산불을 유발하는 기상 패턴까지 만들어 낼 만큼 매우 강력했다”며 “극한 기상기후를 지역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전지구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회보’에 지난해 12월 8일자에 게재됐다.
 

[조승한 기자,이수훈 인턴기자 shinjsh@donga.com,so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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