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벤처, 흰소처럼 다시 힘차게

강경래 2021. 1.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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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2조 3803억→3조 4249억→4조 2777억 증가
하지만 작년 코로나19 직격탄에 벤처투자 역성장 예상
다만 데이터3법·벤처투자촉진법 개정안 등 성과도 있어
'신축년' 새해, 코로나 악재 벗어나 벤처 재도약 해야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코로나19 위기는 우리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신축년’(辛丑年) 신년사를 통해 “과거 외환위기(1997년)와 금융위기(2008년)는 수많은 벤처기업 창업과 성장으로 이어져 한국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며 “코로나19 위기는 새로운 벤처 혁신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벤처산업은 최근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벤처투자액은 2016년 1조 1503억원에서 이듬해 2조 3803억원, 2018년 3조 4249억원 등 매년 가파르게 늘어났다. 특히 ‘제2 벤처붐’이 일어났던 2019년에는 4조 2777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 4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첫 번째 벤처붐이었던 2000년 당시 2조 2111억원과 비교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벤처산업 성장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 증가 추이로도 알 수 있다. 국내 유니콘 기업 수는 2019년 말 에이프로젠이 등재하면서 쿠팡,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크래프톤, 무신사 등 총 11개사로 늘어났다. 이전까지 연간 1∼2개 정도 늘어났던 국내 유니콘 기업 수는 2018년 3개, 이듬해 5개 등 최근 몇 년 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2019년 말 기준 미국과 중국, 영국, 인도에 이어 독일과 함께 유니콘 기업 보유국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벤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꾸준히 커졌다. 벤처기업 총매출액은 2019년 193조 3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삼성(254조원)보다 작고 현대차(179조원), SK(161조원), LG(122조원)보다 많은 수치다. 벤처산업을 하나의 기업으로 가정할 경우 삼성그룹에 이어 재계 2위에 해당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벤처산업에서는 총 11만 7000명을 채용,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 등 4대그룹(2만 1000명)보다 무려 5.6배나 많은 고용을 창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벤처산업이 주춤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벤처투자액은 2조 84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04억원 줄었다. 벤처투자액은 연간으로도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벤처캐피탈 업계가 투자할만한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작업이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유니콘 기업 수 증가세 역시 꺾였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로 등록한 유니콘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은 쏘카 한 곳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미국(70)과 중국(9), 인도(8), 영국(3) 등은 다수 유니콘 기업을 배출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독일에 이어 유니콘 기업 보유국 6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아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 근간이 될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아울러 민간자본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벤처투자촉진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허용 등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여기에 벤처업계 숙원이었던 ‘벤처기업특별법’이 개정되는 등 벤처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은 한층 단단해졌다는 평가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 등 업체들이 잇달아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하고 있다. 셀트리온(068270) 등 업체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제가 머지않아 코로나19 악재에서 벗어나 정상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 벤처산업 역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역성장에서 벗어나 신축년 새해를 맞아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 역시 디지털 전환과 함께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벤처기업이 주력하는 신성장 분야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강경래 이데일리 중기팀장

강경래 (but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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