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래리 곽 시티오브호프 병원 부원장 "실패의 경험만이 혁신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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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분야 권위자로 잘 알려진 래리 곽 시티오브호프 병원 부원장은 매일경제와 서면 인터뷰를 하면서 인재에 대한 가치관을 이같이 설명했다. 곽 부원장은 2009년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악성 림프종 백신을 개발해 2010년 타임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오른 세계적인 석학이다. 2016년에는 암 백신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연 공로로 호암 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곽 부원장은 네 자녀를 브라운·코넬·노스웨스턴·텍사스 의대 등 명문대에 진학시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곽 부원장은 "경제전문지 포천이 미국 최대 기업 500개사를 선정하는 '포천 500'에 포함된 한 석유기업의 최고위층 임원에게서 인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실패를 극복해본 인재가 더 생산적이며 회사에 보다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뛰어난 이력서를 갖춘 일류 대학 인재들은 성공만 해왔을 뿐 실패해본 경험이 없는 사례가 많다"며 "실제로 이 같은 인재들은 실패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답변을 잘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후배 과학자와 의학 연구자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선 곽 부원장은 "세상의 주목을 받는 건 의학 연구에서의 혁신이지만 이런 혁신은 셀 수 없는 만큼 평범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며 "훌륭한 결과를 내기 위한 비법은 결국 '인내'"라고 충고했다. 그는 "나 역시도 암 치료를 위한 적합한 대상 세포를 찾을 때 암 세포와 일반 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 단백질의 차이가 매우 미세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세포를 비교하는 단순한 작업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혁신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년 이상 반복적 작업이 필요했다"고 소개했다.
또 곽 부원장은 경력을 쌓는 데 있어 길을 안내해줄 수 있는 '멘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멘토에게 영향을 받아 면역항암제 연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곽 부원장은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나갔던 인턴십에서 만났던 멘토는 현미경을 통해 종양 세포를 보여주곤 했다"며 "병리학자였던 그는 때때로 종양세포 가운데 발견되는 면역세포를 가리키며 왜 면역세포가 있는지, 또 이 면역세포가 암을 상대로도 싸울 수 있는지 나에게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면역세포를 통해 암 세포를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지금까지 연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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