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배 나포해 인질극 벌이는 이란
이란 혁명수비대가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다. 선원 20명 중 5명이 우리 국민이다. 정부는 주한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미국도 “석방하라”고 했다. 이란 측은 “한국 배가 기름 유출로 해양을 오염시킨 혐의가 있다”고 했지만 아무 사고도 없는 배에서 기름이 유출될 수는 없다. 이란은 2013년 자국 원유 수입을 줄인 인도의 유조선을 보복 차원에서 나포한 적이 있다. 한국 유조선 나포 이유도 따로 있을 것이다.
외신들은 이란이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지 못한 돈 70억달러(약 8조원)가 문제라고 한다. 미국의 이란 제재로 국내 은행에 묶인 돈이다. 최근 한국 정부는 동결된 자금으로 이란이 필요한 코로나 백신을 대신 사주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했다고 한다. 금명간 우리 외교 당국자가 이란을 방문할 계획도 있었다. 그런데 이란이 우리 유조선 나포부터 한 것이다. 이란의 동결된 자금은 일차적으로 미국과 이란이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한국 유조선을 희생양 삼아 해결될 것이 아니다. 돈 달라고 납치 인질극을 벌이는 건 폭력 집단이나 하는 행위다. 왜 미국 배를 나포하지 않고 권한도 없는 한국의 배를 나포하나. 미국은 두렵고 한국은 만만한가. 이란은 하루빨리 억류한 한국 선박과 무고한 선원들을 돌려 보내야 한다.
이란은 2019년부터 주이란 한국 대사관을 통해 ‘동결된 자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의약품이나 식료품 대금 결제를 해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한다. 그 무렵 일본은 총리가 이란을 방문한 데 이어 이란 대통령을 일본에 초청하기도 했다. 우리 외교부도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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