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65] 임금이 아첨을 좋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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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신(辛)은 백색이라 ‘하얀 소의 해’라고 한다.
조선 선조 광해군 인조 때의 관료이자 학자 이수광(李睟光)의 ‘지봉유설(芝峯類說)’에서는 중국 진(晉)나라 두이(杜夷)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옥은 돌 때문에 분별할 수 있고 흰빛은 검은빛이 있기에 밝게 보인다. 그러므로 나쁜 것과 좋은 것은 서로 형태가 구별되는 것이다.” 여기에 이수광은 한마디 덧붙였다. “소인이 군자를 싫어하는 것은 그들과 구별되기 때문이다.” 하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진중권 때문에 조국을 분별할 수 있었고 윤석열은 추미애가 있었기 때문에 더 밝게 드러났다.
이수광은 이어서 송나라 학자 소옹(邵雍)의 말을 인용한다. 이 말은 고스란히 올해 정국을 지켜보는 관점으로 삼아도 되겠다. “임금이 덕(德)을 좋아하면 백성은 바른 것을 좋아하고 임금이 아첨을 좋아하면 백성은 간사한 것을 좋아한다. 비록 성군(聖君)이 위에 있어도 소인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소인 노릇 하기가 어렵다. 비록 못난 임금이 위에 있다 해도 군자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군자 노릇 하기가 어렵다.”
소인 노릇 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이익을 탐해 나쁜 짓 하기가 어렵다는 말이고, 군자 노릇 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공적인 도리를 위해 좋은 일 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소옹이 틀리는 말도 했다. 신년 벽두 여론조사를 보면 “임금이 아첨을 좋아하면 백성은 간사한 것을 좋아한다”는 틀리는 듯하다. “임금이 아첨을 좋아해도 백성 중에서 눈 밝은 이 다수는 바른 것을 좋아한다.” 그게 왕조 시대와 민주 시대의 차이일 것이다.
능력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성조차 갖추지 못한 변창흠 후보자를 국토교통부 장관에 ‘당당히’ 임명하는 대통령을 “덕을 좋아하는” 지도자라 할 수 있을까? 대통령 지지율은 그래서 떨어지는 것이고 똑똑하고 뚝심 있는 백성들이 있어 나라에 대한 희망은 잃지 않는 것이다. 말 그대로 성실이 거짓을 이기는 ‘하얀 소의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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