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사우디와 화해.. 우군 잃은 이란 고립 가속

조종엽 기자 2021. 1. 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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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카타르의 친이란 성향을 문제 삼아 단교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3년 7개월 만에 카타르에 국경을 재개방했다.

이 자리에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41),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6),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고문(40)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끈한 사우디 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은 2017년 6월 카타르가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이란과 우호관계를 유지한다며 단교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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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카타르 친이란 행보에 단교
3년 7개월 만에 국경 재개방 합의
美-쿠웨이트, 양측 중재 주도 역할
카타르 '反이란 전선' 동참 주목

2017년 6월 카타르의 친이란 성향을 문제 삼아 단교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3년 7개월 만에 카타르에 국경을 재개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쿠웨이트가 양측 중재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임기 내내 반이란 정책을 펴온 트럼프 행정부가 마지막까지 중동 내 ‘반이란 전선 구축’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아흐마드 나세르 무함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교장관은 4일 국영방송을 통해 “이날 저녁부터 사우디와 카타르가 영공, 육로, 해상 국경을 연다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5일 사우디 북서부 알울라에서 열리는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만나 국경개방 합의문에 정식 서명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41),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6),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고문(40)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집권한 타밈 국왕은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수니파 걸프만 아랍국 사이에서 ‘외줄타기’ 외교를 벌여왔다. 이란과 중동 역내 패권을 두고 다투는 ‘수니파 맏형’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 인근 수니파 왕정국가를 규합해 예멘 내전 등에서 이란과 사실상의 대리전을 치렀다.

카타르는 수니파 왕정국가이면서도 이란과 밀착했다. 카타르는 러시아, 이란에 이은 세계 3위 천연가스 보유국 및 최대 수출국인데 대부분이 이란과 카타르의 영해 사이에 매장돼 있다. 1971년 영국에서 독립할 당시 진주 채취가 주 소득원이었던 가난한 어업국 카타르가 50년 만에 구매력 평가기준(PPP) 1인당 국민소득이 9만1700달러(약 1억 원)인 세계적 부유국이 된 것도 천연가스 덕이 컸다. 젊은 개혁군주를 자처하는 타밈 국왕이 지원하는 알자지라 방송이 세습왕정 체제를 줄곧 비판해 왔다는 점도 나머지 걸프 국가에 눈엣가시였다.

발끈한 사우디 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은 2017년 6월 카타르가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이란과 우호관계를 유지한다며 단교를 선언했다. 4개국은 알자지라 방송 폐쇄, 이란과의 군사협력 금지,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을 펼치는 풀뿌리 단체 무슬림 형제단과의 관계 단절 등을 단교 철회 조건으로 제시했다. 무슬림 형제단 또한 왕정체제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자 카타르는 “테러그룹을 지원하지 않았다”며 이들 국가의 요구 사항이 주권침해라고 맞섰다. 카타르 또한 인접국 하늘길과 바닷길을 이용하지 못해 5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이를 보상하라는 소송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사우디와 카타르를 잇달아 방문한 쿠슈너 고문이 ‘카타르가 소송을 철회하고 대신 사우디는 국경을 개방하라’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양측 모두 이를 받아들여 약 4년 만의 전격 화해가 이뤄졌다.

양국 화해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란 전선 구축의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를 전격 탈퇴한 후 이란 제재를 강화했다. 지난해 9월에는 UAE 바레인 등 걸프 아랍국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협약인 ‘아브라함 협약’ 체결을 중재하며 이란을 고립시켰다. 이란과 경제협력 관계인 카타르마저 다른 걸프 아랍국과 손을 잡는다면 이란은 중동에서 더 고립될 수밖에 없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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