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울던 당구장 사장님, 프로 정상서 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로당구(PBA)에서 10번째 도전 끝에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본 '당구장 사장님'은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서현민은 "2차 재난지원금 자격 조건도 되지 않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오픈하자마자 손실이 계속돼 힘든 나날이었다"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준비하면서 기다리면 내게 찾아온 우승처럼 다시 봄이 찾아오리라 믿는다. 당구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응원을 전하고 싶고, 빨리 코로나가 끝나 당구장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6년 아마 데뷔했으나 단 1승
PBA 입문뒤 생계 위해 당구장
"상금은 코로나로 쌓인 부채 상환"
서현민은 이날 결승에서 서삼일(50)을 상대로 4-0(15-6, 15-12, 15-6, 15-11) 완승을 거두며 PBA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동안 우승 후보로 늘 주목받았지만 한 번도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서현민은 “진짜 간절하게 원했기에 우승 후 눈물이 났다”며 “결승전에서 ‘이건 결승이 아니다’라는 자기 최면을 걸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1시가 넘었는데 가족들이 안 자고 나를 따뜻하게 안아 주더라”며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났는데,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범한 PBA투어에서 두 차례 기록한 5위가 자신의 최고 성적이었던 서현민은 잊지 못할 첫 우승과 함께 받은 상금 1억 원은 대출금을 갚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PBA에 집중하기 위해 충남 서천군에서 경기 남양주시로 이사한 그는 지난해 8월 서울 강북구에 생계를 위해 당구대 5개를 갖춘 소규모 당구장을 차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매달 300만 원가량 손실이 생기며 빚이 3억 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현민은 “2차 재난지원금 자격 조건도 되지 않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오픈하자마자 손실이 계속돼 힘든 나날이었다”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준비하면서 기다리면 내게 찾아온 우승처럼 다시 봄이 찾아오리라 믿는다. 당구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응원을 전하고 싶고, 빨리 코로나가 끝나 당구장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6년 당구 선수로 데뷔한 서현민은 대한당구연맹에서 활동하며 종합랭킹 10위 이내에 항상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데뷔 13년 때인 2018년에야 아마추어 무대에서 생애 첫 정상에 올랐을 만큼 오랜 세월 무관에 시달렸다. 당구계에서는 그런 서현민을 두고 “입상 경력이 많지만 이상하게 우승이 안 풀리는 선수”라고 평했다.
서현민은 “주변에서 항상 ‘우승 한 번은 해야 하지 않냐’ ‘우승을 왜 못 하냐’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며 “이번 대회에선 128강을 힘겹게 통과한 뒤 ‘나는 이미 죽은 거다. 편하게 치자’라는 마음을 먹었는데 그 뒤로 오히려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에 백신비용 대납 요청했던 이란, 마무리 협상 직전 나포
- 美 “이란, 제재 흔들려는 의도”… 靑, NSC 열고 적극대응 선회
- 선박 나포 다음날, 70억달러 돌려달라는 이란
- 아덴만 작전 성공한 청해부대, 이번엔 군사대응 쉽지 않을듯
- 2019년 英유조선 나포, 66일 지나 풀어줘
- “랜선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 작은 기척에도 깜짝 놀라는 아이, 학대 신호인지 살펴보세요
- “몸이 10개면 좋겠다” 코로나 최전선에 선 ‘메르스 전사’ 김현아
- [단독]野 “김진욱, 미공개 정보이용 주식차익 의혹”
- 전통 車생산업체서 혁신 모빌리티 기업으로… 정의선 ‘벽’을 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