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숨지기 열흘 전..입양기관 홀트 "잘지내고 있다" 기록(종합)

온다예 기자 2021. 1. 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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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의원실 '입양아동 사망사건 보고' 자료 공개
"혼자 걷지 못할 정도" 마지막 신고자 녹취록도 공개
5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를 찾은 추모객이 입양 후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1.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입양 전 이름) 사건과 관련해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가 아이가 숨지기 수개월 전부터 학대정황을 파악하고도 이를 방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서울시 양천구 입양아동 사망사건 보고' 자료에 따르면 홀트아동복지회는 학대의심 신고가 접수된 뒤인 지난해 5월26일 2차 가정방문을 통해 정인이에 대한 학대정황을 파악했다.

홀트 측은 당시 보고서에 "아동의 배, 허벅지 안쪽 등에 생긴 멍 자국에 대해 양부모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기록했다.

같은 해 6월26일에 홀트 측은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정인이의 쇄골 골절, 2주간의 깁스 사실 등을 전달받았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양부와 전화통화만 했다.

또 '양모가 아이를 30분가량 자동차에 방치했다'는 추가 신고가 접수된 뒤, 7월2일 3차 가정방문에 나섰으나 별도 대응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인이의 체중이 감량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온 이후에는 9월18일에서야 방문없이 통화만 이뤄졌다. 홀트 측은 가정방문을 요청했으나 양모가 거부한다는 이유로 가정방문을 10월15일로 한달가량 늦춘 것으로 조사됐다.

10월3일에는 양부와 통화한 이후 '아동이 이전의 상태를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정인이는 열흘 뒤인 10월13일 결국 숨졌다. 반복적으로 학대 신고가 접수됐고 학대 정황을 파악했음에도 입양기관이 넉달 넘게 아이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학대를 받을 당시 정인이가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나빴음을 짐작케 하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신현영 의원이 입수한 경찰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9월23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A씨는 정인이가 병원을 방문한 직후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전화를 했다.

A씨는 2분58초간 이어진 경찰과의 통화에서 정인이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이전에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 전력이 있었던 점, 어린이집 원장이 병원에 데리고 온 점 등을 설명했다.

A씨는 "오늘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온 보호자는 어린이집 원장님이다. 과거에도 경찰이랑 아동보호기관에서 몇 번 출동했던 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한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왔는데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엄마 모르게 선생님이 저희 병원에 데리고 오셨다"며 "멍이 옛날에 자주 들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지난해 1월 장모·안모 부부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 해 10월13일 양천구 목동 소재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이는 사망 당일 췌장이 절단되는 심각한 복부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쇄골 등 몸 곳곳에는 골절 흔적도 있었다.

이후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해 5월, 6월, 9월 무려 세 차례나 학대의심 신고를 접수했지만 학대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 종결하거나 검찰에 불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양천경찰서에 대해 감찰을 진행해 사건 처리와 관계된 경찰 12명에 대해 무더기 징계처분을 내렸으나 '솜방망이 처분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나오고 있다.

2차 신고사건 담당자인 팀장을 포함한 7명은 '주의' 또는 '경고' 처분을 받았다. 3차 신고 사건 처리 담당자 팀장과 학대 예방경찰관(APO) 등 5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양모 장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양부 안씨를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장씨 부부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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