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찾은 트럼프·바이든, 대선 2차전 같은 유세 대결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1. 1. 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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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

[경향신문]

트럼프, 부정선거 주장 계속
바이든 “투덜대며 시간 허비”
2석, 차기 정부 순항에 영향

미국 의회 권력의 향방과 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순항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가 5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선거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오른쪽)가 조지아주를 찾아 대선 때와 같은 유세전을 벌인 것도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선거 전날 조지아주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자는 지난 대선 유세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서부 시골 돌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우리나라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면서 데이비드 퍼듀·켈리 뢰플러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투표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가 조지아에서 졌을 리 없다”면서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지지자 중에는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더 많았다.

바이든 당선자는 대도시 애틀랜타에서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존 오소프·데이비드 워녹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그는 “내일은 미국을 위한 새로운 날이 될 수 있다”면서 “하나의 주가 4년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문제를 풀기 위해 뭔가 하기보다는 투덜대고 불평하느라 모든 시간을 허비한다”고 말했다. 목표에 비해 한참 늦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에도 불구하고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에만 몰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꼰 것이다.

조지아 상원의원 결선투표는 총 100명인 연방 상원의원 중 2명을 뽑는 선거지만 대선에 버금갈 정도로 의미가 크다. 지난해 11월 연방의회 선거 결과 공화당은 50석, 민주당과 무소속은 48석이 됐다. 민주당이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가져가면 상원 의석 분포가 50 대 50이 되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의장을 맡으면서 캐스팅보트를 쥔다. 행정부에 이어 상·하원 등 입법부까지 장악함으로써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운 코로나19 통제, 기후변화 대응, 인종 정의 실현 등 주요 국정 과제들을 밀어붙일 추진력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공화당은 1석이라도 이기면 된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공화당의 강력한 견제를 감수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 동원 능력을 증명함으로써 퇴임 후에도 공화당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보수적 기독교 세력이 강한 ‘바이블벨트’에 속한 조지아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우세 지역이다. 2000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상원의원에 당선된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바이든 당선자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1만1779표 차로 앞질렀다. 1992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 지역에서 승리한 것이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아시아계와 젊은층이 많이 유입됐고, 조지아주 인구의 30%를 넘는 흑인들이 결집한 결과로 해석된다.

판세는 초박빙 속에 민주당 후보들이 1%포인트가량 미세하게 앞서 있다.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300만명으로 과거 결선투표 사전투표율을 훌쩍 뛰어넘다. 사전투표에 참가한 흑인 유권자가 11월 대선보다 3~4%포인트가량 늘었다는 통계도 민주당에 긍정적인 신호다. 뉴욕타임스는 “양당 관계자 모두 섣불리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공화당 우세 지역이던 조지아주가 이제는 경합주가 됐다고 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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