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빈 토트넘..손흥민·케인 재계약 협상 '스톱'
[경향신문]
단일 시즌 최다골 합작한 ‘최강 듀오’
연봉 25% 올려 2026년까지 잡으려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 재정난 ‘발목’
때맞춰 손의 ‘레알 이적설’ 불거져
모리뉴는 “손과 레비 회장 믿어야”
손흥민(29)과 해리 케인(28)은 토트넘이 자랑하는 영혼의 단짝이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고 골이라는 같은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 두 선수가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합작한 득점만 총 13골. 이미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턴이 16년 전 블랙번에서 합작한 역대 단일 시즌 최다골 타이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과 케인은 각각 EPL 득점 2위(12골)와 도움 1위(11개)로도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합이 얼마나 오래갈지 예단하기 어렵다. 두 선수 붙잡기에 나섰던 토트넘이 최근 이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국 ‘이브닝스탠더드’는 지난 4일 “토트넘이 손흥민, 케인과 진행하던 재계약 협상을 미뤘다”면서 “코로나19로 빚어진 재정난에 예상보다 수입이 줄었고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스포츠 계약 전문 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2023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은 현재 연봉 728만파운드(약 108억원)를 받고 있다. 손흥민보다 계약기간이 1년 더 긴 케인은 약 154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토트넘은 이번 협상에서 두 선수의 연봉을 25%가량 올려주는 대신 계약기간을 2026년까지 늘리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영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상황이 틀어졌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지난 시즌부터 지속된 무관중 경기로 인한 손실이 6390만파운드(약 944억원)에 달한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달 초 일부 개방됐던 관중석이 다시 닫힌 것을 감안하면 토트넘의 올해 손실 규모는 1억5000만파운드(약 2217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더구나 토트넘은 최근 홈구장을 새로 지으면서 10억파운드(약 1조4774억원)를 쏟아부은 터여서 경제적 여력이 없다. 토트넘은 지난해 6월 은행에서 1억7500만파운드의 긴급 대출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과 케인의 재계약 협상이 중단된 것과 맞물려 이적설도 흘러나온다. 스페인 매체 ‘돈발롱’은 구체적인 이적료(934억원)까지 언급하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을 노린다고 보도했다.
공신력이 다소 떨어지는 매체에서 나온 소식인 데다 손흥민의 높은 이적료까지 감안하면 당장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해 여름 단 1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고 재정 여력을 확보했다. 이에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선 어떤 일을 낼지 모른다는 시각도 꽤 있다. 조너선 우드게이트 미들즈브러 감독은 케인이 우승컵을 원한다면 토트넘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속타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모리뉴 감독은 “이런 상황에선 선수들과 새 계약을 맺기 어렵다”면서 “지금은 손흥민과 레비 회장을 믿어야 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남은 커리어를 보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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