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도 '반이란' 합류..사우디와 국경 열었다

김윤나영 기자 2021. 1. 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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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쿠웨이트 중재로
단교 3년7개월 만에 악수

[경향신문]

사우디아라비아가 4일(현지시간) 앙숙인 카타르에 국경을 열었다. 2017년 6월 이란과 친하다는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지 3년7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임기 말 이란 고립 정책의 퍼즐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흐메드 나세르 무함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은 이날 “오늘 저녁을 기해 사우디와 카타르가 영공과 육로, 해상 국경을 연다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5일 사우디 북서부 도시 알울라에서 열리는 연례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합의문에 정식 서명하기로 했다.

카타르는 이란과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외줄타기’ 외교를 해왔다. 카타르는 이란과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는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해왔다. 타밈 카타르 국왕이 지원하는 알자지라 방송도 나머지 걸프 국가들에는 눈엣가시였다. 이에 이란과 패권을 다투는 사우디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4개국은 카타르가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이란과 우호관계를 유지한다면서 단교를 선언했다. 4개국은 알자지라 방송 폐쇄, 이란과의 군사협력 금지, 무슬림 형제단과의 단절 등을 단교 철회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카타르는 주권침해라며 이들 국가의 요구를 거부했다. 오히려 인접한 국가의 하늘길, 바닷길을 이용하지 못한 데 따른 50억달러의 손실을 보상하라는 소송에 돌입했다.

미국과 쿠웨이트가 중재에 나섰다. 카타르가 50억달러의 손실을 보상하라는 소송을 포기하는 대가로 하늘길과 바닷길을 열도록 타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지난달 사우디와 카타르를 잇달아 방문했다.

양국의 화해는 트럼프 정부의 이란 고립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후 대이란 제재를 강화해왔다. 걸프 아랍국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약’ 체결을 중재했다. 이번 화해로 카타르와 다른 걸프 아랍국들이 손을 잡는다면 이란은 더 고립될 수 있다. 다만 이번 합의에는 사우디와 함께 단교를 단행한 나머지 3개국이 빠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리는 뉴욕타임스에서 “3년 넘게 이어져온 걸프 지역의 카타르 보이콧을 종식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합의의 전주곡”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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