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기획]① 어둠 밝히는 사각지대 파수꾼
[KBS 제주]
[앵커]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19 영향에 제주사회가 각박해 지고 멈춘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KBS제주방송총국은 새해를 맞아 위기를 넘어 희망을 찾아보는 기획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 시국에서도 더 어려워진 이웃과 돌봄 사각지대를 살피는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안녕하세요, 어르신. 저희 왔어요."]
코로나19 때문에 경로당마저 문을 닫으며 종일 집에서만 지내는 조삼준 할아버지.
["삼계탕, 데우기만 하면 됩니다."]
거동이 불편해 끼니를 챙기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일주일에 한 번, 반찬을 갖다 주는 봉사자들을 만나는 게 유일한 즐거움입니다.
["어려울 때 이렇게 찾아와 주면, 혼자 있다가 (봉사자들이) 가족처럼 보이고, 참 고마울 때가 많습니다."]
이 봉사단체의 활동은 12년째.
코로나19로 중단할 법도 하지만, 회원 40명이 자비를 들여 혼자 지내는 노인 80명을 살뜰히 살피고 있습니다.
거리두기 강화로 삶이 열악해진 이웃이 더 많아졌다는 봉사자들, 자신들의 발걸음, 발걸음이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김순섭/회장/작은나눔봉사회 : "어서 마스크를 벗고, 웃으면서 어른들 만나고, 일상으로, 1년 전으로 돌아가서 부드럽게 사랑이 넘치는 날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싶어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교사들과 점심을 먹고,
["계란 하나, 김치 하나."]
선생님의 도움으로 학교 온라인 수업까지.
["안녕! 월요일에 봐요."]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자, 지역아동센터가 긴급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의 보금자리가 됐습니다.
교사 5명이 식사 준비에서부터 밤 10시 야간근무까지.
코로나19 이후, 지역아동센터에 등록한 30여 명의 아이들이 잘 있는지 전화와 방문으로 확인까지 해야합니다.
힘든 것도 잠시,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입니다.
["어디 아픈 데 없지? 안아줘야지."]
코로나19속 돌봄 공백을 채우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모두 65곳.
운영이 여유롭지 않지만, 오늘도 꿋꿋하게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김현주/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 "이런 아동기를 보내야 한다는 게 안타깝거든요. 아이들이. 가족끼리 대화라도 많이 하고, 나름의 즐거움을 찾으면서 우울한 시기를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로움을 자처하는 따뜻한 이웃들, 코로나로 멈춰선 제주사회에 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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