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영화로 나왔다
[경향신문]
21년간 남몰래 선행을 이어온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시민들과 만난다.
전주영상위원회는 5일 전주 ‘얼굴 없는 천사’를 소재로 한 영화 <천사는 바이러스>가 롯데시네마와 CGV, 메가박스, 독립영화관 등에서 6일 개봉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천사는 바이러스>는 <오하이오 삿포로> <길 위에서> 등을 만든 김성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박성일·이영아·문숙·전무송·김희창·김정영·길정우·권오진·이용이·홍부향씨 등이 출연한다. 영화 제작은 전주영상위원회가, 배급은 (주)씨엠닉스가 맡았다.
영화는 매년 12월이면 전주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기부 상자를 두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 지훈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잠입해 조사를 시작한 지훈은 사실 기자가 아니라 사기꾼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지훈 역은 박성일씨가 맡았다. 순수한 마을 사람인 천지 역은 이영아씨가 맡았는데, 이씨는 영화 촬영 후에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하기도 했다.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21년간 총 22차례에 걸쳐 7억3863만원을 남몰래 기부했다. 얼굴, 이름, 직업 등 그 어느 것도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나지막한 목소리를 가진 50대 남성 정도로만 추정된다.
재작년에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했다가 4시간30분 만에 절도범 두 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고마운 마음을 잘 전달하기 위해 주민센터 주변에 방범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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