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 못할 정도" 정인이 학대의심 마지막 신고..20일뒤 숨졌다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입양 전 이름) 사건을 두고 경찰의 미흡했던 초동 대응에 공분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난해 9월 마지막 신고자였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경찰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9월23일 소아과 의사 A씨는 정인이가 병원을 방문한 직후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전화를 했다.
A씨는 2분58초간 이어진 경찰과의 통화에서 정인이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이전에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 전력이 있었던 점, 어린이집 원장이 병원에 데리고 온 점 등을 설명했다.
A씨는 "오늘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온 보호자는 어린이집 원장님이다. 과거에도 경찰이랑 아동보호기관에서 몇 번 출동했던 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한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왔는데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엄마 모르게 선생님이 저희 병원에 데리고 오셨다"며 "멍이 옛날에 자주 들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지난해 1월 장모·안모 부부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 해 10월13일 양천구 목동 소재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이는 사망 당일 췌장이 절단되는 심각한 복부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쇄골 등 몸 곳곳에는 골절 흔적도 있었다.
이후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해 5월, 6월, 9월 무려 세 차례나 학대의심 신고를 접수했지만 학대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 종결하거나 검찰에 불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양천경찰서에 대해 감찰을 진행해 사건 처리와 관계된 경찰 12명에 대해 무더기 징계처분을 내렸으나 '솜방망이 처분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나오고 있다.
2차 신고사건 담당자인 팀장을 포함한 7명은 '주의' 또는 '경고' 처분을 받았다. 3차 신고 사건 처리 담당자 팀장과 학대 예방경찰관(APO) 등 5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양모 장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양부 안씨를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장씨 부부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다음은 마지막 신고녹취 전문.
신고 일시: 2020.9. 23 12:14:23 ~ 12:17:21(2분 58초)
- 접수자 : 경찰입니다. - 신고자 : 네. 여기 화곡동에 있는 ○○소아과라고 하는데요. - 접수자 : ○○소아과요? - 신고자 : 네네. - 접수자 : 크게 좀 얘기하실래요? 안들립니다. - 신고자 : ○○소아청소년과라고 하는데요. - 접수자 : 예예. - 신고자 : 다름이 아니라 저희 ○○○라고 아동학대가 조금 의심되서 이거 신고하려고 전화드렸어요. - 접수자 : 출동하겠습니다. - 신고자 : 아 지금은 환자가 갔어요. - 접수자 : 갔어요? - 신고자 : 네네. 이게 원래 조금 의심되면 의무... - 접수자 : 아이가 몇 살입니까? - 신고자 : 15개월이에요. - 접수자 : 15개월이요? 이름있나요? - 신고자 : 얘가 아동학대가 의심되서 몇 번 신고가 들어간 아이라고 하더라구요. - 접수자 : 아, 그래요? 일단 이름 좀 알려주세요. 아이 이름. - 신고자 : ○○○. - 접수자 : ○○. - 신고자 : ○○○. ○. - 접수자 : 15개월. 여아에요. 남자아이에요? - 신고자 : 여자아이입니다. - 접수자 : 보호자는요? - 신고자 : 보호자는 오늘 오늘 데리고 온 분은 원장님 유치원 어린이집 원장님이시구요. 예. 이제 과거에도 아마 경찰이랑 이렇게 아동보호기관에서 몇 번 출동을 했던 아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제 오늘 제가 처음에 얘 봤을 때는... 그... 처음에는... 그... - 접수자 : 잠깐만요. 나머지요. 어느 유치원일까요? 여기가. - 신고자 : 어느 유치원인지는 제가 잘... - 접수자 : 원장님 이름이랑 전화번호 받아 놓으셨나요? - 신고자 : 아니요. 그렇진 않구요. 이분 ○○○ 아동보호 전문기관 ○○○ 상담원이 아는 아이거든요. - 접수자 : 여긴 어디에요. 전화번호 있습니까? ○○○ 상담원. - 신고자 : 네, xxxx에.. - 접수자 : 010. - 신고자 : 아니요. 그냥. ‘02-xxxx-5183’이거든요. 서울 강서 아동보호 전문기관이고 보호전문기관 ○○○ 상담원이 이 아이를 계속 관찰하고 있는 아이 같아요. 다른데서 이미 신고가 들어간 아이 같더라구요. - 접수자 : 알겠습니다. 오늘은 어디가 아팠던가요? - 신고자 : 오늘은 오랜만에 어린이집을 데리고 왔는데 너무 원장님이 보시기에 너무 일반 저기 영양상태가 너무 안좋고 원래 간혹 멍들어서 여기저기 멍들어서 오고 그랬던 아이래요. 그런데 한 두달 만에 왔는데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엄마 모르게 선생님이 저희 병원에 데리고 오셨어요. - 접수자 : 멍도 들어 있던가요? - 신고자 : 멍이 옛날에 들어있었던 적이 자주 있었나봐요. 오늘은 멍이 뭐 유난히 막 보이는 곳은 없었었구요. 그 다음에... 그 다음에... - 접수자 : 알겠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담당자가 전화를 드릴겁니다. - 신고자 : 아 네. 알겠습니다. - 접수자 : 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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