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제3후보 논의 없다" 선 그었지만..보궐선거 반전카드 고심
[경향신문]
최근 당 지지율 하락 고전
참신한 인물·묘수 안 보여
보궐선거 유발 책임론에
‘정중동 행보’ 족쇄로 작용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 지지율은 고전 중이고 반전을 일으킬 참신한 인물이나 정책적 묘수도 보이지 않는다. 보궐선거 유발 책임론 등으로 인한 ‘정중동’ 행보의 제약 속에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 등 악재까지 쌓이는 형국이다.
민주당 서울선거기획단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은 5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최근 제기됐던 제3후보론 등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후보들의 출마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찍이 출마 선언을 마친 우상호 의원과 출마 가능성이 높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의원 외에 당에서 파악한 후보군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일각에서 나온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차출설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여론의 눈길이 ‘제3후보론’에 쏠릴 만큼 여당의 선거 준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해 벽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 지지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거론되는 서울시장 후보군만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게다가 박 장관은 청와대 개각 결단 없이 거취 표명도 자유롭지 않은 ‘묶인 몸’이고,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는 박 의원은 불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다.
보궐선거에서 ‘정중동’ 행보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박 전 시장 유고로 치르게 된 보선 책임론을 딛고 국면을 바꿀 카드를 찾기 쉽지 않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박 전 시장 관련 의혹을 서울시에 알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연초 ‘사면 정국’에 진영 간 대결 구도는 더 가팔라졌다. 쉽게 입장을 정리하기 어려운 쟁점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여권 후보군의 신중한 행보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당은 ‘방·민·경(방역·민생·경제)’을 중도 확장의 돌파구로 내걸며 정책을 통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놓을 주택공급 복안, 연초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도입 등이 변곡점으로 거론된다.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등 민생법안 처리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 의원은 “최근 몇년간 치른 선거 중 가장 팍팍한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자만하거나 실수하지 않고 전력투구하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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