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선박 나포 배경은?..밀린 원유 대금에 '미국 겨냥'까지

2021. 1. 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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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관련해 외교부 출입하는 정치부 이수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이란 측 공식 입장은 우리 선박이 환경 규제를 위반했다는 건데, 나포에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요.

【 답변1 】 우선 한국에 이란 측 원유 수출 대금을 돌려달란 일종의 압박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의 계좌로 입금하고, 이란에 비제재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은 그 대금을 계좌에서 지급받는 방식으로 교역해왔는데요.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9월, 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 계좌 운용을 중단했습니다.

여기 묶인 돈과 한국은행에 이란 멜리트은행이 맡긴 돈까지 합하면, 한국에 동결된 이란 측 자금의 규모가 우리 돈으로 10조 8천억 원 정도가 된다는 계산입니다.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해달라고 우리 측에 강하게 요구해왔고, 지난해에는 국제 소송까지 예고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나포 사건도 이 동결자금과 연관이 있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2 】 동결 자금이야 우리는 미국의 제재에 따른 것뿐인데, 이란이 이 상황을 이용해서 미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건가요?

【 답변2 】 네, 트럼프 정권 아래선 이란과 미국 관계가 최악으로 흘러갔죠.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에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다음 해에 이란 중앙은행을 테러지원조직으로 분류하면서 제재 수준도 강화했고요.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이미 이란과의 핵합의 복귀를 선언하는 등 이전 정권보단 좀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죠.

이란이 이번 한국 선박 나포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서 바이든 당선인이 본격적인 핵협상에 나서고, 제재를 해제하도록 압박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이런 의도가 추정되는 만큼 미 국무부도 이번 나포에 민감하게 반응했는데요.

한국 국적 유조선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 질문2-1 】 지금 한국에 동결된 자금을 이란이 코로나19 백신 값을 내는데 사용하려 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이것도 나포와 관련이 있을까요?

【 답변2-1 】 모든 나라가 그렇겠지만,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이슈잖아요.

실제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 정부가 본인들의 백신 대금을 한국 동결 자금으로 납부하는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직 선박 나포와 직접 연관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눈여겨볼 부분이기는 합니다.

【 질문3 】 어쨌든 선박 억류를 푸는 게 우선일 텐데요. 앞으로 어떻게 협상이 진행되는 건가요?

【 답변3 】 일단 우리 정부는 이란 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하는 등 억류 해제를 거듭 요청 중입니다.

이란 측 주장대로 환경 오염으로 인한 통상적인 나포라면, 사실 확인만 끝나면 바로 풀릴 간단한 문제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면, 장기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성일광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책임연구원 -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치관계가 끝날 때까지 한국 상선을 나포하고 있으면서 트럼프, 바이든 대통령과의 협상력을 높이려고 무리수를 두는 거죠."

최악의 경우 바이든 당선인 취임까지, 보름 이상 갈등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외교부 내 실세로 통하는 최종건 차관이 곧 이란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는데, 무리 없이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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