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넋 놓고 기다리지 말라..'접종 인프라' 구축 당장 나서야
[경향신문]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19를 종식시킬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전문가는 없다. 정부도 다음달 하순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힌 터다. 캄캄한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도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백신이 효과를 거두려면 준비할 것이 많다. 그렇게 해도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인구의 60%가 접종해야 집단면역이 형성된다. 그때까지 방역당국과 시민 모두 철저한 방역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위한 인력·장소 등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5일 “화이자 백신은 한 사람당 접종에 30분이 걸린다”며 “현재 보건소 인력 및 자원이 진단검사 등 방역에 거의 다 동원되고 있기 때문에 장소와 인력을 미리 확충해놓지 않으면 신속히 접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접종 우선순위나 방법도 미리 정해야 한다. 정부는 요양병원·시설의 감염취약층과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우선순위 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기 교수는 “(초저온 유지가 필수적인) 화이자 백신은 특별히 마련된 센터에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하게 하고 고령층들은 가까운 곳에서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접종 대상에 따라 방법을 조율해야 한다”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의 경우 의료진이 직접 방문해 접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임상데이터와 외국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누구에게 무슨 백신을 접종할 것인지, 접종 형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가 유행에 대비해 병상이나 간호인력 등 의료역량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에 더 큰 유행이 한 번 더 올 수도 있다”며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항상 의료역량을 확충해놓고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 두기, 손씻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확진자 규모가 큰 상황에서는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방역수칙을 준수해 추가 감염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집단면역 형성 시점도 빨라진다. 기 교수는 “현재처럼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접종 시간도 더 걸리고 접종 과정에서 추가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접종이 시작되는 2월 말까지 확진자 규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마스크는 집단면역에 도달하고도 몇 달 동안 더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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