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실종 9일째, "아들 위해 찾은 한적한 길서.."
지금부터 제게 주어진 30초 남짓한 시간은 이 전단을 읽어 드리는 데 쓰겠습니다. 21살 장준호 씨를 찾습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 인근 둘레길에서 실종됐습니다. 발달 장애가 있고 키 173센티미터에 108킬로그램입니다. 당시 남색 얇은 외투에 회색 티, 그리고 검은 바지를 입었습니다. 보신 분은 국번 없이 182나 112로 연락 바랍니다. 마스크를 불편해해서 어머니가 일부러 한적한 길을 골라 함께 산책을 하다가 아들을 놓쳤습니다. '엄마'란 말 말고는 말을 잘 못 한다고 합니다. 지금 어머니가 그 엄마란 말을 너무나 듣고 싶어 합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엄마 뒤를 따르던 장준호 씨가 한 바퀴 빙그르 돕니다.
장씨가 마지막으로 찍힌 CCTV입니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 들뜬 모습입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4시 반쯤, 김포대교 인근의 산책로를 걷던 장씨는 뛰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신모 씨/장준호 씨 엄마 : '집에 가자'고 하면 뭘 하고 있든 어디에 있든 바로 집에 따라오거든요. '집에 가자, 갈 거야' 이렇게 불렀죠. 저기 서서 웃고 있더라고요.]
북쪽 방향의 발자국이 유일한 흔적입니다.
경찰이 일주일 넘게 수색했지만,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나주봉/전국미아실종자찾기모임 회장 : (발달장애인) 특성이 그래요. 직선으로 가요. 직진으로 가다 보면 더 멀리 갔을 수도 있죠.]
마스크를 자꾸 벗는 장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외출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찾은 한적한 산책길이었습니다.
[신모 씨/장준호 씨 엄마 : 민폐를 끼칠 수 있으니까. (마스크를) 조금 내리고 뛰어도 사람들이 쳐다보거나 뭐라고 하거나 하진 않으니까. 좋은 산책길을 발견해서 여기 너무 좋다. 이랬었는데.]
원래라면 돌봄 시설에 가 있을 시간이었습니다.
[신모 씨/장준호 씨 엄마 : 코로나 검사를 하고 오라고 해서 실패를 하고 왔어요.]
장씨가 지나갔을 걸로 추측됐던 곳에 아이가 좋아하는 먹을거리들을 붙여뒀지만 그대롭니다.
공개한 번호로 장난전화와 욕설, 아들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문자까지 날아들어 심씨를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추워져 가는데 오늘(5일)도 아무런 소식 없이 해가 집니다.
[신모 씨/장준호 씨 엄마 : 어디에도 안 보이니까 경찰분들도 지금 어떻게 수색을 해야 할지. 지금은 그래서 제보를 기다리는 법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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