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타워 청소근로자 노조, 사측 고용 유지 제안 거부

"타 사업장 배치해 고용 유지" 약속에도
노조 "트윈타워 근무하게 해달라" 고집

LG그룹의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서울시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집단 농성을 해온 LG트윈타워 청소 용역업체 직원들에 대해 업체 측이 당초 해고 방침을 바꿔 고용유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미 해당 업체가 LG로부터 용역 계약을 해지당한 상태에서 직원 노조는 'LG트윈타워 근무'를 요구하고 있어 사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LG의 빌딩 관리 자회사 S&I코퍼레이션(이하 S&I)은 5일 입장문을 통해 "LG트윈타워 청소근로자 관련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 검토해 왔다"며 "이들 청소근로자의 소속 청소업체에 현재 농성 중인 조합원들의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이들을 고용한)지수아이앤씨에 적극 요청했으며, (지수아이앤씨는)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I코퍼레이션은 LG트윈타워 청소 하도급 계약을 지수아이앤씨와 맺었으나 최근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청소 업체를 바꿨다. 이에 지수아이앤씨가 LG트윈타워 청소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결정하면서 근로자들은 LG트윈타워에서 집단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노조도 조직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S&I에 따르면 지수아이앤씨는 LG트윈타워에서 농성 중인 만 65세 이하 근로자 25명의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개인별 통근 편의 등을 고려해 최대한 빠르게 다른 사업장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또 정년을 넘겨 고용유지가 어려운 만 65세 이상 근로자 7명에 대해서는 추가로 위로금을 지급하는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S&I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코로나 19 방역이 국가와 사회적으로 중요한 시점에서 로비에서 숙식을 이어가며 농성 중인 노조원들과 7000여명의 LG트윈타워 임직원들의 건강을 고려해 농성을 끝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I와 지수아이앤씨는 이 같은 제안을 5일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서 열린 조정회의에서 노조에 전달했다. 하지만 노조는 즉각 반대했다. 노조는 "농성 중인 조합원 전체 고용을 (LG트윈타워의 신규 청소 용역계약을 맺은)업체에서 모두 승계하고, LG트윈타워에서 계속 근무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또 "신규 업체가 LG트윈타워 청소 용역을 위해 새로 고용한 인력을 다른 사업장에 배치하라"고도 요구해 노·노 갈등도 우려되는 상태다.

S&I 관계자는 "올해부터 LG트윈타워의 청소 용역은 신규 청소 용역업체가 약 90명을 채용해 이행하고 있다. 기존 업체(지수아이앤씨)의 노조원을 현재 청소용역업체가 고용 승계하면 새로 채용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지수아이앤씨는 기존 LG트윈타워 청소근로자를 다른 사업장에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실제 배치 전까지 기존 임금의 100%를 최대 3개월간 지급하는 방안도 마련했지만 노조가 신규 업체 고용 승계와 LG트윈타워 근무를 고집해 노조와 제대로 협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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