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
LG 트윈타워에서 일하던 청소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단 이유로 해고됐다"며 오늘(5일)로 21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LG 구광모 회장의 고모들이 소유한 용역 업체 소속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이 업체를 추적해 지난해 용역 계약서를 입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감을 몰아준 의혹이 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니까 친척에게는 일감을 몰아준 의혹, 또 노동자에게선 일감을 빼앗았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겁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용역업체 지수아이앤씨는 LG 구광모 회장의 고모 구훤미, 구미정 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지난해 이 업체와 트윈타워를 관리하는 LG 자회사의 계약서를 입수했습니다.
부가세를 제외하고 총 46억 원이 넘는 금액에 청소 용역을 맡았습니다.
취재진은 적절한 액수인지 확인하기 위해 복수의 청소 용역업체 관계자를 접촉했습니다.
[용역업체 A : 퇴직금도 줘야하고 4대보험도. (계약금에서) 인건비는 거의 95%라고 보시면 돼요. 보통은 90% 정도.]
[용역업체 B : 일반관리비, 기업 이윤 합쳐서 5%도 쉽지 않아요.]
보통 경쟁 입찰을 통한 청소 용역 계약에선 인건비 비중이 90%를 넘습니다.
나머지 10%에서 관리비를 빼고, 이익을 남깁니다.
지수아이앤씨는 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80여 명에게 딱 최저임금만 줬습니다.
보험료, 퇴직금을 합쳐도 1년 인건비는 25억 원 정도입니다.
시설 관리 노동자를 포함해도 전체 인건비는 계약금의 80%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업계 관행보다 더 많은 이익을 몰아준 것이 아니냔 의혹이 제기됩니다.
[김경율/회계사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 통상의 거래보다 많이 지급하고 있다라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분명히 집중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되겠죠. 설사 이(인건비) 비율이 (더)높다 하더라도 왜 꼭 이와 같은 거래의 기회라고 하는 것이 고모 일가에 돌아가야 하느냐.]
지수아이앤씨는 "비용 내역은 영업 기밀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업체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트윈타워 청소 용역을 해왔습니다.
[용역업체 B : 내부자거래가 거의 주를 이루는 곳이라서. 그쪽은 LG 쪽 회사다. 그런 느낌이죠.]
LG 전자, LG 유플러스를 비롯해 광화문과 서울역 LG 빌딩까지, 일감 상당 부분은 LG 계열사 건물 청소나 보안 용역입니다.
2019년 기준 매출액은 1300억 원, 영업이익은 55억 원이었습니다.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는 지난해에만 배당금으로 총 60억 원을 가져갔습니다.
[채이배/회계사 (전 국회의원) : 계열사에 의존해서 친족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일감을 몰아주는 회사에게 불공정한 거래가 될 수 있고 다른 중소기업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LG는 "지수아이앤씨는 계열 분리를 한 별개 회사이며, 경쟁 입찰을 통해 용역계약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적인 문제가 없단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열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당 지원 혐의로 공정위가 충분히 조사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황보윤/공정거래전문 변호사 : 친인척이 아니었으면 원천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었겠느냐. 공정위가 의지를 갖고 조사를 한다면, 청소 용역시장에 있어서 부당한 지원이 된다고 보여지거든요. 의지의 문제라는 거죠.]
(영상취재 : 홍승재 / 영상디자인 : 이재욱·김윤나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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