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케 재계약 보류..토트넘, 감당할 수 있겠니?
[스포츠경향]
손흥민(29)과 해리 케인(28)은 토트넘이 자랑하는 영혼의 단짝이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고 골이라는 같은 목적으로 움직인다. 두 선수가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합작한 득점만 총 13골. 이미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턴이 16년 전 블랙번에서 합작한 역대 단일 시즌 최다골 타이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과 케인은 각각 EPL 득점 2위(12골)와 도움 1위(11개)로도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합이 얼마나 오래 갈 지 예단이 어렵다. 두 선수 붙잡기에 나섰던 토트넘이 최근 이 작업이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국의 ‘이브닝 스탠다드’는 지난 4일 “토트넘이 손흥민과 케인과 진행하던 재계약 협상을 미뤘다”면서 “코로나19로 빚어진 재정난에 예상보다 수입이 줄었고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스포츠 계약 전문 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2023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은 현재 연봉 728만 파운드(약 108억원)를 받고 있다. 손흥민보다 계약 기간이 1년 더 긴 케인은 154억원 남짓의 연봉을 받는다. 토트넘은 이번 협상에서 두 선수의 연봉을 25% 가량 올려주는 대신 계약기간을 2026년까지 늘리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영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진행 상황이 틀어졌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지난 시즌부터 지속된 무관중 경기로 빚어진 손실이 6390만 파운드(약 944억원)에 달한다고 지난해 말 밝혔다. 12월 초부터 최대 2000명까지 관중 입장이 허용돼 숨통이 트이는 듯 했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보름 만에 경기장 문을 다시 닫았다.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토트넘의 올해 손실 규모는 1억 5000만 파운드(약 2217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더구나 토트넘은 최근 홈구장을 새로 지으면서 10억 파운드(약 1조 4774억원)를 쏟아부은 터여서 경제적 여력이 없다. 토트넘은 지난해 6월 은행에서 1억 7500만 파운드의 긴급 대출(약 2586억원)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과 케인의 재계약 협상이 중단된 것과 맞물려 이적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스페인 매체 ‘돈발롱’은 구체적인 이적료(934억원)까지 언급하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을 노린다고 보도했다. 공신력이 다소 떨어지는 매체에서 나온 소식인 데다 손흥민의 높은 이적료까지 감안하면 당장 성사되기는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여름 단 1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고 돈을 아껴뒀다. 이에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평가도 있다. 조나단 우드게이트 미들즈브러 감독은 케인이 우승컵을 원한다면 토트넘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속타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무리뉴 감독은 “다음 시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선 선수들과 새 계약을 맺을 수 없다”면서 “지금은 손흥민과 레비 회장을 믿어야 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남은 커리어를 보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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