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가족 "해열제 좀"..보건소 "예산도 일손도 없어"

배양진 기자 2021. 1. 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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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에 걸린 아이가 갑자기 열이 오르는데 해열제가 떨어졌다면 어떨까요. 확진 판정을 받은 일가족이 보건소에 해열제를 구할 수 없냐고 했더니 '예산도, 일손도 없어 주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한때 K-방역이라고 주목받았는데, 어느새 아이에게 해열제 하나 구해줄 수 없는 상황이 된 건지 배양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지현/코로나19 확진자 가족 아버지 : 선생님, 어떤가요? (조금 나아졌는데, 조금 열나는 것 같아요.)]

정지현 씨 세 가족은 최근 모두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22일 정 씨가 확진되고, 다음날 아내와 어린 딸까지 잇따라 확진됐습니다.

처음엔 증상이 심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아이에게 열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정지현/코로나19 확진자 가족 아버지 : 첫날에 갑자기 38도 이상으로 확 올라와서 그때 저희가 좀 당황했습니다.]

집에 있던 해열제도 떨어져, 급한 마음에 보건소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일손이 없어 줄 수 없다'였습니다.

[정지현/코로나19 확진자 가족 아버지 : 너무 바쁘고 인력이 많지 않으니, 자체적으로 조달하시면 안 되겠냐…]

보건소는 당황스러운 요청도 했습니다.

정씨가 자기 역학조사 결과를 직장이 있는 지역 보건소에 직접 알리라는 겁니다.

[정지현/코로나19 확진자 가족 아버지 : (보건소 담당자) 그분이 워낙 바쁘고 정리할 게 많다 보니… (전화를 했더니) 그쪽에선 왜 제가 연락을 했냐고…]

정씨는 보건소 직원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정지현/코로나19 확진자 가족 아버지 : 계속 확진자가 많아서, 일이 많아서 더 많은 돌봄을 하기 곤란하다…]

지난해 말 기초 역학조사를 하는 지자체 역학조사관은 모두 223명입니다.

혼자서 하루에 확진자 네다섯 명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해야 하는 겁니다.

[김동현/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역학조사 인력이 보강됐다고 하더라도 (확진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죠.]

당장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것 말고는 뚜렷한 방법도 없습니다.

[정지현/코로나19 확진자 가족 아버지 : 그분들의 헌신에만 기대로 호소해서 이 난국을 헤쳐간다는 건 그것 자체가 시스템이 정상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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