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열린 中 판하오 발급..중국 게임시장 열린다

황병서 2021. 1. 5. 19: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국정부로부터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게임 이미지. 컴투스 제공
중국 게임판호 일지. 디지털타임스 DB.
국내 게임의 수출 국가별 비중 비교. 콘텐츠 진흥원 제공

신축년 새해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는 중국 '판하오'(番號)가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우리나라 게임이 중국 정부로부터 4년 만에 외국회사 대상 판하오를 받으며, 꽁꽁 닫혔던 중국 게임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 가능성도 커, '한-중' 게임업계 교류도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그동안 중국 판하오가 막혀, 2017년부터 국내 신작 게임의 중국진출이 막혀왔다. 하지만, 과거 중국시장에 공급된 국산 게임들이 13억 중국인들을 공략하며 수출 효자상품으로 부상했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 게임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영환경은 이처럼 양호한 편이다. 무엇보다 시장 포화상태에 빠진 북미 유럽과 달리 중국 게임시장의 성장은 우리에게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0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오는 2022년 세계 권역별 게임 시장 점유율은 2019년에 비해 아시아는 크게 증가한다. 또 북미는 소폭 증가하며, 유럽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모바일 게임에서 중국과 한국 업체들의 세계 시장 선도로 아시아 권역의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은 2019년 43.3%에서 2022년에는 46.3%로 3%p(포인트)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유럽의 경우는 게임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타 권역에 비해 성장률이 뒤지면서 2022년 세계 게임 시장 비중은 2019년에 비해 3.2%p 감소한 29.8%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게임 수출액 중 중국 시장의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수출 국가 및 권역 비중을 살펴보면, PC 게임 수출액중 중국 비중이 5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만·홍콩(12.8%), 일본(7.5%), 유럽(7.2%), 북미(6.7%), 동남아(2.8%) 등으로 나타냈다. 모바일 게임 수출에서도 중국 비중이 29.9%로 가장 높았고, 동남아의 비중이 17.9%, 대만·홍콩 15.2%, 일본의 12.1%, 북미 10.7%, 유럽 5.0%로 조사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매년 중국 시장에서 국내 게임 수출이 증가하는 요인은 판하오 발급 이전에 출시된 게임의 활약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에는 국내 게임업체로 판하오를 발급받으며, 향후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위원회는 지난달 3일 홈페이지에 한국 중견 게임업체인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판하오를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판하오는 중국에서 신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등록이 접수되면 발급되는 번호로, 사실상 허가권을 의미한다. 이번에 판하오를 받은 서머너즈 워는 컴투스의 글로벌 히트 게임으로, 지난 2014년 출시 이후 6년 넘게 전 세계에서 1억160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흥행신화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판하오 발급은 지난 2017년 2월에 사드배치 보복에 따른 '한한령'이 시행된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의 일이다. 당시 중국 정부는 청소년 보호를 명목으로 해외 게임의 신규 판하오 발급을 중단했다. 그러나 주요 타깃은 한국 내 사드 배치 문제로,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게임업체들이 떠 안아야 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 기조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속됐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 상반기 총 55개의 외국 게임에 대해 판하오를 내줬지만, 유독 한국게임은 한 건도 허가하지 않았다. 특히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 내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게임도 출시가 미뤄지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머너즈워를 기점으로 약 40조원에 달하는 중국 게임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컴투스에 이어 중국 내 판하오 발급을 기다리는 게임은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등 다수다. 중국 게임시장은 지난 2018년 2144억위안(약36조6200억원)에서 2019년 2308억위안(약39조4200억원)으로 매년 급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중국 시장진출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한국 게임에 대한 판하오 발급은 연말을 맞아 국내 게임업계에 큰 선물"이라 면서 "그동안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만큼, 내년도부터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넥슨의 인기 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당초,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출시 하루 전날인 11일 돌연 서비스 일정이 연기됐다. 중국 정부가 게임의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청소년 게임의존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또한 올해 중국 시장진출을 선언한 위메이드도 이번 판하오 발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해 부산 지스타 행사장에서 모바일 MMORPG '미르4'의 성과를 디딤돌로 중국 시장 진출을 시사한 바 있다. 장 대표는 "판하오 이슈는 기존 미르 라이센스를 준 게임들이 판하오 문제가 없었기에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법률적으로 보면 국내 게임에 라이센스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중국 내에서 서비스를 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