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앉아서 죽습니다".. 기준없는 방역 거리두기 반발하는 자영업자들

김동준 2021. 1. 5. 19: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러다가 진짜 망할 것 같아요. 정부에서는 참아달라고 하는데, 여기서 어떻게 더 참아요."

강원도 원주 기업도시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임상훈(남·31세) 씨는 5일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 방역조치 때문에 잠도 안 온다"고 토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제한만 있고 보상은 없는 코로나19 영업 제한조치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다가 진짜 망할 것 같아요. 정부에서는 참아달라고 하는데, 여기서 어떻게 더 참아요."

강원도 원주 기업도시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임상훈(남·31세) 씨는 5일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 방역조치 때문에 잠도 안 온다"고 토로했다. 작년부터 가게를 꾸려오다가 코로나19 여파를 온몸으로 맞은 임씨는 현재 매출이 반 토막 난 상태다. 임씨는 "배달과 홀 매출이 반반 정도인데, 배달 외에는 매출이 전무하다"며 "거리에서 사람이 사라지자 가게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했다.

임씨가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5인 이상 집합금지'다. 5명 이상 손님이 왔을 때 대응하기가 난감하다는 것이다. 임씨는 "(방역조치에 따라) 손님이 4명 오면 한 테이블에 앉힐 수 있지만, 5명이 오면 2명과 3명으로 나눠 앉히는 게 불가능하다"며 "만약 5명을 나눠 앉히면 영업점이 과태료를 물어야 해 어쩔 수 없이 손님을 돌려보낸다"고 했다. 이어 "방역조치가 별 기준 없이 세워지다 보니 정작 피해를 입는 것은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이라며 "거리에 뛰쳐나가 시위라도 벌이고 싶은 마음"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대구 달서구에서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차아무개(남·32세) 씨는 몇 달째 가게 문을 제대로 못 열고 있다. 대출은 물론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전전하며 매달 몇 백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내고는 있지만, "정부 방역지침으로 언제 개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너무 크다"는 게 차씨의 고백이다.

특히 차씨는 최근 헬스장 등 일부 실내 체육시설이 다른 시설보다 강한 방역조치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방역조치에 형평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차씨는 "그나마 식당이나 카페의 경우에는 가게 문이라도 열 수 있으니, 배달 등으로 매출을 낼 수 있다지만,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심지어 목욕탕도 문을 열고 손님을 받는 판에 헬스장 문만 닫으라는 정부 지침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고 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참아달라"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을 통해 "실내체육시설은 학원과 방역적으로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밀폐된 시설에서 비말(침방울)을 강하게 배출하는 특성이 있어 학원과 방역적 특성이 동일하다 보기에는 무리"라고 했다. 또 "앞으로 12일 정도만 인내해주시고, 방역 관리에 협조해 달라"고 덧붙였다.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시한 내에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없음을 못 박은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관성 있는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최승임 동국대 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집합금지와 관련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수정되면서 혼란이 더해지고 신뢰도도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형평성이나 공정성을 고려해 애초에 방역수칙을 좀 더 정교하게 짰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집단감염은 밀폐, 밀집, 밀접 등 '3밀 조건'이 갖춰지면 어디서나 가능하다"며 "방역수칙은 실천이 가능하고 단순명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