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내 동결 자금으로 코로나19 백신 구매 요청

민선희 기자 2021. 1. 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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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자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사용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5일 "이란 정부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려고 했고 이를 위한 대금을 한국 (은행 계좌에 동결된) 원화자금으로 납부하는 것을 놓고 미국 재무부와 저희가 다방면의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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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란 측, 환전 과정서 자금 동결 가능성 우려"
이란의 한국 유조선 억류(나포)와 관련해 초치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가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도착, 이동하고 있다. 2021.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이란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자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사용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정부는 이 같은 자금 활용에 대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았으나, 이란이 환전 과정에서 미국 제재로 인한 자금 동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5일 "이란 정부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려고 했고 이를 위한 대금을 한국 (은행 계좌에 동결된) 원화자금으로 납부하는 것을 놓고 미국 재무부와 저희가 다방면의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에 대해 미국 재무부로부터 특별승인을 받았고, 특별승인에 따라 코백스 퍼실리티에 대금을 지불하려고 했다"며 "송금 과정에서 미국 달러화로 바꾸면 미국 은행으로 돈이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혹시 이 돈을 어떻게 할지 하는 우려 때문에 이란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접근을 목표로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추진중인 백신 공동구매·배분 메커니즘이다.

이란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돼 있는 자금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려고 했고, 이에 정부는 미국 재무부와 협의를 통해 백신 대금에 대해 제재 예외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원화로 예치된 자금을 코백스 퍼실리티에 송금하려면 먼저 미국 은행에서 달러화로 환전해야하는데 이때 자금이 다시 압류될 가능성을 이란 측은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부 관계자는 "코백스에 백신 대금을 지불하려면 미국 은행을 거쳐야 한다. 원화에서 달러로, 다시 유로화로 환전한 후 코백스 계좌로 이체해야 하는데 OFAC가 발급한 면허는 별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앞서 압돌나사르 헤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의 금융 제재로 인해 이란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와 코백스(Covax)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고 대 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의 대이란 교역에도 제동이 걸렸다. 미국의 제재로 한국의 은행들이 이란과 거래를 중단했고,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한국 내 계좌가 동결되면서 이란은 약 7조원 규모의 원유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한국에 미국 제재로 동결된 자금을 풀어줄 것을 재차 요구해왔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선박 억류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에 동결된 원유수출대금 지불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이란 측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 측에 선박 억류와 원화자금 문제를 연계해서 협상, 합의하자는 의도가 있냐고 물었는데, 그건 절대 아니라는 1차적 대답이 있었다"고 전했다.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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