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당구장 사장님' 우승 꿈 이뤘다!
[앵커]
프로당구 투어에서 사상 최초로 당구장을 운영하는 현직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10번째 투어 만에 처음 정상에 오른 서현민 선수가 주인공인데요.
코로나19 여파로 당구장 운영이 중단된 게 역설적이게도 우승을 차지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서봉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프로 3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확정하자 서현민이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합니다.
7세트 4선승제에서 4 대 0으로 결승 상대 서삼일에 완승을 거두는 순간입니다.
그간 꾸준히 톱텐에 들었지만 5위가 최고였던 개인 통산 최고 성적도 새롭게 썼습니다.
서현민은 집에서 랜선 응원을 펼친 두 딸을 보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서현민 / 웰컴저축은행 : 하아… 진짜 꼭 한번 우승하고 싶었는데, 올해 첫 시합에서 이렇게 우승하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습니다.]
지난해 대출금까지 받아가며 서울에서 당구장을 개업했던 서현민.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자영업자처럼 운영난에 시달렸지만, 생활고는 오히려 훈련에 매진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우승 상금 1억 원으로 본인의 명예를 빛내는 것은 물론 그간 밀렸던 임대료와 대출금 걱정도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됐습니다.
[서현민 / 웰컴저축은행 : 저도 연습장 겸 조그맣게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영업을 못하다 보니까 거기 보탬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전 최고 성적이 64강이었지만 이번 대회 깜짝 결승에 오르며 무명돌풍을 일으킨 서삼일 역시 당구장을 운영하는 상황.
모두가 힘든 코로나 시대.
운영이 중단된 자신들의 당구장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두 명의 사장님 선수들이 이번 대회만큼은 가장 빛났습니다.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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