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인기가 반달가슴곰을 터전에서 밀어냈다

조승한 기자 2021. 1. 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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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의 인기가 정작 반달가슴곰과 같은 다른 멸종위기종에겐 해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정부가 판다 보호에 집중하면서 정작 같은 곳에 사는 다른 멸종위기종은 서식지를 더욱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우지안궈 미국 미시간주립대 수산및야생동물학부 교수 연구팀은 중국 푸단대 등과 공동으로 판다를 보호하기 위해 판다에 적합한 서식지를 만들면서 정작 다른 멸종 위기종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이달 4일 국제학술지 '생물학 보존'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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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보호 정책으로 점차 개체수가 늘어가는 대왕판다가 자연보호 구역 내 카메라에서 포착된 모습이다. 이와 달리 다른 멸종위기종들은 판다 보호의 여파로 서식지를 잃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주립대 제공

판다의 인기가 정작 반달가슴곰과 같은 다른 멸종위기종에겐 해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정부가 판다 보호에 집중하면서 정작 같은 곳에 사는 다른 멸종위기종은 서식지를 더욱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우지안궈 미국 미시간주립대 수산및야생동물학부 교수 연구팀은 중국 푸단대 등과 공동으로 판다를 보호하기 위해 판다에 적합한 서식지를 만들면서 정작 다른 멸종 위기종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이달 4일 국제학술지 ‘생물학 보존’에 발표했다.

판다는 1960년대부터 중국 정부가 강력한 보호 정책을 펼치며 2016년에는 멸종 위기종에서 해제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친링산맥과 민산산맥 등 판다 서식지 일대에 보호구역을 구축하고 판다 서식에 최적의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판다는 사는 곳이 까다롭다. 대나무가 많고 경사가 완만하며 인간과 접촉이 적어야 한다.

아시아흑곰으로도 불리는 반달가슴곰은 서식지에 숲이 많아야 하지만 판다의 거주지를 위해 숲이 사라지면서 거주지 또한 줄어들었다. 미시간주립대 제공

하지만 판다의 까다로운 서식지를 맞춰주는 탓에 정작 다른 동물이 서식지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보호구역 내부와 근처 등 556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멸종 위기종들의 서식지 분포를 관찰했다. 그 결과 보호구역 내에서 판다의 서식지가 20% 늘어나는 동안 숲이 필요한 반달가슴곰은 서식지의 23%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먹이로 삼을 관목이 필요한 중국숲사향노루는 서식지 7%를 잃었고 중국산양도 보호구역 내에서 상당수 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판다 보호가 다른 동물들의 멸종 위기를 가속화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중국과학원 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판다 보호로 표범과 늑대 같은 육식동물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 및 진화’에 발표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와 2000년부터 2018년 사이 개체수를 분석한 결과 표범은 81%, 눈표범은 38%, 늑대는 77%, 아시아들개는 95%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해 새로 판다 국립공원을 열면서 판다 보호 대신 지역 내 생태계 전체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연구 1저자인 왕팡 푸단대 교수는 “중국은 자이언트판다 자연보호구역을 구축하는 데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제 모든 것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며 “중국뿐 아니라 비슷한 보존 문제에 직면한 다른 국가들도 단일 종을 구하는 대신 동물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숲사향노루도 판다의 서식지 보호정책으로 서식지가 줄어들었다. 미시간주립대 제공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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