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투어 결승 '옥에 티'..3세트 의문의 졸전

2021. 1. 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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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5점 내는데 18이닝..무려 34분 걸려
18이닝중 12이닝서 공타..8이닝, 5이닝 연속공타도
'상금1억' 프로무대라면 경기내용도 감동 있어야
두 선수 치열한 승부에 박수..더 멋진 경기력 기대
4일 밤 열린 `PBA투어 3차전 NH농협카드 챔피언십 2020-21` 결승전서 서현민과 서삼일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시작한 PBA투어 3차전이 새해 첫 월요일인 4일 서현민(웰뱅피닉스)이라는 우승자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딸 바보’ 서현민에게는 10번째 도전만의 정상등극이다. 당구연맹에서 뒤늦게 PBA로 온 서삼일에게는 네 번째 출전만에 결승 진출이다.

‘죽음의 계곡’ 서바이벌을 거쳐 토너먼트에서 쟁쟁한 강호들을 제치고 파이널 무대에서 멋진 승부를 펼친 두 선수들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당구팬에게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환호와 아쉬움이 뒤섞인 결승전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왠지 찜찜한 대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옥에 티’라고나 할까. 3세트 갑작스런 졸전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된 1, 2세트와 달리 3세트는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결승전치고는 너무 ‘무기력’했다.

15점 내는데 18이닝이 걸렸고, 무려 34분이나 소요됐다. 둘다 18이닝 중 12이닝에서 공타를 기록했다. 한 선수는 8이닝 연속 공타를, 다른 선수는 5이닝, 4이닝 연속 공타를 쳤다.

당구경기에서 매번 최상의 경기력을 보일 수는 없다. ‘세이프티’(수비위주 플레이)가 걸리거나 난구배치라면 천하의 쿠드롱이라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3세트에서도 난구배치와 아쉽게 빗나가는 공격이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비교적 어렵지않은 앞돌리기, 뒤돌리기, 옆돌리기(제각돌리기)에서도 실수를 연발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은 두 선수 마음은 속으로 타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밤늦게 경기를 지켜본 당구팬들 역시 답답했다. 실망스런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방송해설위원은 “두 선수 모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스코어”라며 에둘러 안타까워했다. 현장 PBA관계자들도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였다.

PBA 결승 무대는 두 선수 모두에게 처음이었다. 당연히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으리라. 강호들을 제치고 결승까지 오르는데도 많은 에너지를 썼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결승전은 치열했던 5일간의 PBA투어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무대다. 두 선수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팬들은 그 이상을 기대한다. 우승상금 1억원의 프로당구 무대라면 결과와 함께 경기내용까지도 팬들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끝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친 두 선수에게 다시한번 박수를 보낸다. 옥에티는 옥에티일 뿐이다. 더 멋진 경기력을 기대한다. [hoonp777@mkbn.co.kr]

박상훈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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