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위태로운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구내식당 이용 막히기도

이준희 2021. 1. 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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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업체 변경을 이유로 새해 첫날 해고된 엘지(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이 한파 속에서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다.

회사 쪽이 음식물 반입과 전기 사용을 막은 일에 더해, 구내식당 운영업체가 해고 노동자들의 식당 이용을 막으려다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5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트윈타워분회 청소노동자 30여명은 서울 여의도동 엘지트윈타워 로비 바닥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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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농성 21일째
도시락 반입, 전기·난방 막는 등 충돌
5일 첫 교섭 벌여..양쪽 입장 재확인
"밤에는 난방 끊겨"..위급 상황 우려
회사 "고용유지 위해서 최대한 노력"
엘지트윈타워 농성장의 식사 반입이 막히고 전기가 끊긴 지난 1일, 트윈타워 청소노동자가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용역업체 변경을 이유로 새해 첫날 해고된 엘지(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이 한파 속에서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다. 회사 쪽이 음식물 반입과 전기 사용을 막은 일에 더해, 구내식당 운영업체가 해고 노동자들의 식당 이용을 막으려다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사는 첫 교섭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이만을 재확인했다.

5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트윈타워분회 청소노동자 30여명은 서울 여의도동 엘지트윈타워 로비 바닥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식당 운영사 쪽이 “방역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구내식당 이용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노조의 항의로 구내식당 이용은 가능해졌지만 노동자들은 “10년 동안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우리를 외부인 취급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엘지 쪽의 무리한 대응은 줄곧 반복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트윈타워 로비로 들어오는 노동자들의 도시락을 반입을 막고, 전기와 난방을 끊어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보안요원이 청소노동자들이 식사 대신 먹으려고 한 초코파이를 빼앗아 건물 밖에 버리는 영상은 트위터에서 5일 기준 1만4천회 이상 리트위트 되는 등 여론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노조의 항의와 시민사회 비판이 잇따르고 나서야 식사 반입과 전기사용이 가능해졌다.

지난 1일, 음식물 반입을 막은 보안업체 직원들과의 충돌과정에서 버려진 도시락들. 공공운수노조 제공

회사가 노동자들의 로비 출입을 가로막으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소영 트윈타워분회 분회장은 “날은 갈수록 추워지는데 저녁에는 난방이 꺼져서 핫팩을 아끼며 밤을 보내고 있다. 특히 조합원들 출입을 막다 보니 교대조차 하지 못하고 혈압약이나 관절약 등을 가족들을 통해 받아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위급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고용승계’ 문제가 해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노조와 원청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청소용역업체 지수아이앤씨가 서울고용노동부 남부지청장 주재로 첫 교섭을 진행했으나 서로의 입장이 맞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쪽은 “지수아이앤씨가 타 현장 전환배치 고려, 65세 이상자 위로금 지급을 제안했다. 이는 노동자들을 분리·고립시켜 결국 노조를 와해하는 것이다. 원청이 책임있는 자세로 고용승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용유지 등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상황은 열악하지만 노동자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사회적 연대에서 큰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집단해고 철회 온라인 서명에는 4일 기준 2만명이 참여했다. 또한 청소노동자에게 밥값을 후원하는 ‘한끼 연대’에 같은 기간 동안 3천여명의 시민이 4천500만원을 모금하기도 했다.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402-562730 공공운수노조서울지부)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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