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게임서 쌓은 기술로 영역 넓힌다

정혜진 2021. 1. 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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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가 게임 개발에서 쌓은 인공지능(AI)·플랫폼·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해 다른 영역으로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엔씨 한 관계자는 "이미 확보한 기술력을 활용해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해당 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게임을 개발·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고도화된 AI 기술과 고객 빅데이터 확보·분석 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상대 기업들도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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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과 연내 합작법인 설립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본격 진출
글로벌 론칭 앞둔 팬 커뮤니티
'유니버스' 콘텐츠 시너지 기대
AI 등 검증된 기술력갖춘 게임사
금융·엔터분야서 러브콜 잇달아
유니버스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CI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서울경제] 게임업계가 게임 개발에서 쌓은 인공지능(AI)·플랫폼·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해 다른 영역으로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수많은 유저들로부터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며 기술의 완성도를 높인 만큼 금융,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게임업계 입장에서도 신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경영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리스크를 줄이고, 신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어서 이종 업계 간 콜라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036570)는 5일 CJ ENM(035760)과 콘텐츠·디지털 플랫폼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안에 합작법인을 출범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은 엔씨가 보유한 기술력과 한류 열풍을 이끈 CJ ENM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노하우를 접목해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엔씨 측은 “CJ ENM은 글로벌 엔터 산업 경험이 있고 다양한 콘텐츠와 방송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양질의 콘텐츠 사업으로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상대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협력 이유를 설명했다.

엔씨는 이번 제휴를 통해 올해 미국·일본·브라질 등 134개국에 선보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에 담을 K-POP 콘텐츠를 수월하게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의 경쟁력은 입점하는 아티스트들에 달려 있는 만큼 콘텐츠 확보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실제 앞서 출범한 빅히트(352820) 엔터테인먼트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도 빅히트 소속 가수 외에 선미·헨리를 비롯해 외국 팝 아티스트까지 확보했다. 엔씨는 유니버스에서 고도화한 인공지능(AI) 음성 합성, 모션 캡처, 캐릭터 스캔 기술 등을 서비스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선 CJ ENM 음악콘텐츠본부 음악사업부장은 “CJ ENM의 콘텐츠 제작 및 사업 역량과 엔씨 IT플랫폼 기반 역량을 합쳐서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J ENM CI /사진제공=CJ ENM
엔씨가 게임 외의 영역에서 기존 산업 강자와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AI 기반 개인자산관리(PB)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KB증권과 손 잡고 AI 자산관리 서비스 ‘핀트’ 운영사인 디셈버컴퍼니에 각각 300억원을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약정했다. 합작법인은 AI에 KB의 자산관리 보고서를 학습시킨 후 고객 개인별 맞춤 보고서를 보내주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엔씨 한 관계자는 “이미 확보한 기술력을 활용해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해당 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게임을 개발·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고도화된 AI 기술과 고객 빅데이터 확보·분석 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상대 기업들도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엔씨 외에도 넥슨은 지난달 신한은행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고 인공지능·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모델 발굴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넥슨은 지난 해 암호화폐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트레이딩 플랫폼을 개발하는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하는 등 블록체인 관련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넷마블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빅히트와의 협업을 통해 BTS 지적재산권(IP)으로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 관리업)’ 사업 등이 본격화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벌이려다 보니 게임업계의 앞선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금융·엔터테인먼트 등의 기존 기업들 입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갖춘 게임업계는 파트너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정혜진·오지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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