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 경기도 아이들도 위험하다

이병희 2021. 1. 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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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신고 2017년 7098건, 2018년 8387건, 2019년 9978건
학대 판정도 매년 1000건씩 증가..경기도 "제2의 정인이 막겠다"
[양평=뉴시스]김선웅 기자 =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은 선물과 추모 메시지가 적혀있다. 故 정인 양은 생후 16개월째인 지난해 10월 양부모의 폭력과 학대로 숨을 거두었다. 2021.01.05. mangusta@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인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매년 경기도내 수천 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해 도내 아이들도 학대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도에 따르면 도내 아동학대 신고는 2017년 7098건, 2018년 8387건, 2019년 9978건으로 매년 1000건 이상씩 늘고 있다.

이 가운데 학대 판정을 받은 경우도 2017년 5081건, 2018년 6081건, 2019년 7882건으로 증가 추세다. 2017년보다 2018년이 19.6% 늘었고, 2018년보다 2019년이 29.6% 늘어났다.

최근 16개월 입양아 사건 관련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퍼지면서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수천 명의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도는 '제2의 정인이'를 막기 위해 아동안전 전수조사, 아동학대 대응 인프라 구축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모든 시·군·구에 아동학대와 관련된 신고접수와 조사를 전담하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배치해야 하고, 1년에 2차례 이상 학대 신고가 접수된 아동은 학대 부모와 즉시 분리할 수 있다.

도내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지난해 성남, 화성, 안산, 시흥, 군포, 의왕, 여주, 과천 등 8개 시에 27명이 우선 배치됐다. 올해 10월까지 31개 시·군에 총 140여 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도는 이와 함께 위기아동 보호 전수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시·군, 경찰, 교육청,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협력해 아동보호전담기구에서 관리하는 고위험군 아동에 대한 합동점검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23일~7월31일 아동 1373명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해 1187명의 안전을 확인했으며, 20명은 심리상담 등 복지서비스에 연계하고 14명은 학대가 발견돼 시설에 입소하는 등 조치했다.

도는 1차 점검에서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아동, 기존 학대피해아동 가운데 본래 가정에 보호 중인 10세 미만 아동, 장애아동, 재학대 2차례 이상 신고 아동 등 1606명에 대해 지난해 10~12월 2차 합동점검을 진행해 결과를 취합 중이다.

올해부터는 매년 2차례 고위험군 아동에 대한 합동 점검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또 위기아동을 발견하기 위한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사업' 점검 대상을 만 3세뿐 아니라 만 4~6세까지 확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주민등록사실조사와 연계해 만 3~6세 양육수당 대상자 5만4470여명에 대해 안전을 확인하고 있으며, 오는 2월 점검 결과가 취합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아동학대 대응 인프라 확충에도 힘쓴다.

도는 아동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전문 사례관리 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현재 14곳에서 19곳으로, 피해아동이 보호조치될 수 있는 일시 보호시설인 학대피해 아동 쉼터도 13곳에서 15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다만 이같은 대책이 추진되더라도 신고 건수가 매년 수천 건에 달하는 아동학대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 인력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아동학대의 대부분이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확인이 어려워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도내 아동학대전담공무원 140여 명이 배치되더라도 수천 건에 달하는 아동학대를 전부 담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또 아동보호법 45조에 따라 학대받은 아동의 치료·재발 방지 등 사례관리를 담당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시·군·구에 1곳 이상 두게 돼 있지만, 둘 이상의 지역을 통합해 운영할 수 있어 31개 시·군에 14곳만 운영 중이다.

도의 계획대로 올해 19곳으로 늘리더라도 수천 건의 사례를 모두 관리하기에 부족하다.

학대 신고가 2차례 이상 접수됐을 경우 학대 부모와 분리된 아이들이 머무는 학대피해 아동 쉼터도 도내 13곳뿐이라 확충이 시급하는 지적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인아미안해' 챌린지에서 '우리가 바꿀게'라는 말이 함께 나오고 있다. 아동학대 대응을 위해 인력 보강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써 제2의 정인이가 나오지 않도록 바꿔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인이 사망사건'은 지난 10월 생후 16개월 아이 정인이가 숨을 거둔 사건이다. 정인이는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왜소했고, 사망 직전 온몸이 멍투성이였으며 찢어진 장기에서 발생한 출혈로 복부 전체가 피로 가득 차 있었다.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뒤 입양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의료진은 정인이 몸에 드러난 손상 흔적이 아동학대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양모 장씨는 정인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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