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반대 결정.."주주가치 훼손한다"

6일 임시주총서 유상증자 반대
인수 여부는 소액주주·우리사주 선택에 달려

국민연금이 오는 6일 열리는 대한항공 임시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정관변경안에 반대하기로 5일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유상증자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은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이날 오전 올해 첫번째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 임시 주총 정관변경 안건을 심의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을 8.11% 보유한 2대 주주이다.

수탁위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반대하기로 한 것은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수탁위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체결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한 점, 아시아나항공의 귀책사유를 계약해제사유로 규정하지 않아서 계약 내용이 대한항공에 불리할 수 있는 점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는 부정적 의견이 제시됐다"며 "수차례 논의를 거쳐 표결한 결과 반대의견이 우세해 최종적으로 반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탁위 위원들은 해당 안건을 놓고 두 시간 가까이 논의했다. 이번 안건과 관련해 수탁위 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반대, 3명이 찬성, 1명이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수탁위는 합의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 짓는다. 그러나 이번 안건의 경우 위원들이 오랜 시간 동안 팽팽하게 입장차를 보여 표결을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6일 임시 주총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추진되는 유상증자를 위한 주식 총수 정관 일부 개정안을 의결한다. 특별 결의인 정관 변경안은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동안 정관 변경안은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지분 31.13%(2020년 3분기 기준)를 보유하고 있어 단독 처리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소액주주(58.69%)와 우리사주조합(6.39%)의 결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 여부가 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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