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다음 생에 부모가 돼 줄게"..한파 속 이어진 추모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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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정인이는 왜 이름이 두 개야? 안율하라는 이름도 있어. 그런데 왜 정인이라고만 불러?" 정인나무를 바라보던 9살 여자아이가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40대·영등포구)는 "정인이는 태어나면서 붙여진 이름이야. 새 부모가 지은 이름이 안율하인데, 안율하일 때의 정인이는 하늘나라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떠오를까봐 사람들이 정인이라고 부르는 거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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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영애도 쌍둥이 자녀와 추모..울음
(양평=뉴스1) 이상휼 기자 = "아빠, 정인이는 왜 이름이 두 개야? 안율하라는 이름도 있어. 그런데 왜 정인이라고만 불러?" 정인나무를 바라보던 9살 여자아이가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40대·영등포구)는 "정인이는 태어나면서 붙여진 이름이야. 새 부모가 지은 이름이 안율하인데, 안율하일 때의 정인이는 하늘나라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떠오를까봐 사람들이 정인이라고 부르는 거야"라고 설명했다.
16개월의 짧은 생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 정인양의 장지에 추모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정인양은 지난해 10월16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어린이 전문 화초장지인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됐다.
5일 오후 한파 속에서도 어린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다.
아직 죽음이 생소한 어린 추모객들은 정인이가 어째서 이곳에 안치됐는지, 부모가 어째서 정인이를 학대했는지, 그리고 정인이가 먹지도 못할 음식들이 왜 이렇게 많이 쌓여가는지 천진한 물음을 부모들에게 했다.
수원에서 두 딸과 함께 왔다는 40대 가장은 아이들에게 설명하다가 말을 잇지 못했다.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부모 손을 잡고 돌연 울음을 터뜨렸다. 부모는 딸의 작은 손에 간식을 쥐어주며 정인이에게 직접 주라고 권했다.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정인이라는 이름을 옹알이하며 간식을 정인이에게 전달했다.
한 여자아이는 "이야, 뽀로로"라고 외치며 정인나무를 향해 뒤뚱뒤뚱 걸어가다가 아빠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양평군 서종면에 사는 배우 이영애(50)도 이날 11살 쌍둥이 아들 딸과 함께 이곳을 방문해 정인양을 추모했다.
스케치북 방명록에는 "정인아 사랑한다. 다음 생에 내가 꼭 부모가 되어줄게", "더 나은 세상에서 만나자. 미안하다 아가야. 아동학대를 이 세상에서 반드시 몰아낼게"라는 글들이 남겨졌다.
정인이를 위한 간식, 신발, 옷, 필기구, 그림도구, 인형, 꽃들이 쌓여만 갔다. 한 남자아이는 "정인아 보고 싶다"고 문득 말했다.
살아서는 학대와 굶주림에 죽어갔지만, 이제는 정인양을 위해 울어주고 기도해주는 무수한 가족들이 생겨났다.
추모객들은 '미안하다'며 이 사회의 성인으로서 지켜주지 못한 슬픔에 고개를 떨궜다.
정인양의 장지에서는 하이든의 'The Seven Last Words of Christ'가 애절하게 울려퍼졌다.
2019년 6월10일 태어난 정인양은 지난해 10월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정인이를 입양한 양부모로부터 심각한 폭행과 학대를 지속적으로 당했으며, 3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아동보호기관과 경찰은 학대 증거를 못 찾았다며 다시 학대자들에게 정인이를 돌려보냈다.
세상을 떠날 때 정인이는 숨 쉬기조차 고통스러워하며 체념한 얼굴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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