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연구팀, 성인의 뇌가 기억력 유지하는 메카니즘 첫 규명

임정재 2021. 1. 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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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뇌가 기억력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카이스트(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와 이준혁 박사과정 연구팀은 한국뇌연구원 박형주·김지영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뇌 항상성 유지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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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형성 키워드는 뇌 별아교세포
성인 뇌의 기억력 유지 메카니즘을 처음 규명한 카이스트 연구팀. 좌측부터 카이스트 이준혁 박사과정, 정원석 교수, 한국뇌연구원 박형주 박사, 김지영 연구원.
성인의 뇌가 기억력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카이스트(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와 이준혁 박사과정 연구팀은 한국뇌연구원 박형주·김지영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뇌 항상성 유지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관련 내용은 뇌인지과학 분야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인정받아 지난해 말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공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성인의 뇌에서 기억과 새로운 것에 대한 인식을 담당하는 ‘해마’에서는 학습 및 기억 형성 중에 기존의 시냅스(신경세포간, 또는 신경세포와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부분)가 사라지고 새로운 시냅스가 생기는 ‘시냅스 재구성’이 일어난다. 그러나 어떻게 시냅스가 사라지고 이러한 과정이 학습과 기억 과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중추 신경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신경교세포 중 가장 숫자가 많은 ‘별아교세포’가 뇌 발달 시기에 시냅스를 먹어서 없앤다는 것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성체 뇌에서도 별아교세포가 불필요한 시냅스를 끊임없이 제거하고 있음을 발견했으며, 이 현상이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해마 내 흥분성 시냅스의 회로 유지를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어 바이러스 기반 시냅스 포식 리포터를 개발해 기존에는 관찰할 수 없었던 현상, 즉 별아교세포가 성인 해마에서 시냅스를 지속적으로 제거하며, 특히 흥분성 시냅스를 더 많이 제거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뇌의 면역세포라 불리는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주로 제거할 것이란 기존 학설을 뒤집은 것이다.

실제 미세아교세포를 인위적으로 제거했을 때는 시냅스의 수가 변하지 않았지만, 해마의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지 못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했을 때는 비정상적 시냅스가 급증하고 정상적인 해마 신경 회로의 기능과 기억 형성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불필요한 시냅스들을 별아교세포가 제거하지 않는다면 뇌의 정상적인 학습과 기억 능력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 교수는 “별아교세포에 의한 성인 뇌의 흥분성 시냅스 재구성이 정상적 신경 회로망 유지 및 기억 형성에 필수적 기전이라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뇌 기능 및 신경 회로의 항상성 유지에 관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상적인 수준의 시냅스 수 변화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조현병, 치매 및 여러 형태의 발작과 같은 다양한 신경질환과 연관성이 높다”면서 “시냅스 수를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는 현상을 조절하는 것이 이들 뇌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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