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참겠다"..헬스장에 이어 카페 업주들도 집단반발(종합)

박세진 기자,이유진 기자 2021. 1. 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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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업종과 형평성 불만 터져나와..업종별 지침 있어야
정부 "당분간 협조 부탁".."17일 이후 영업방향 검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8일 영업중단한 서울 시내 한 헬스장이 한산하다. 이날 0시부터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라 클럽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콜라텍,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 외에 직접판매 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체육시설, 학원(교습소 포함)이 집합금지 대상으로 확대됐다. 2020.1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이유진 기자 = 헬스와 필라테스 업계가 "학원과 태권도장은 되고 우리는 왜 안 되나"라며 정부의 집합금지 지침에 집단 반발한 가운데 매장 이용이 금지된 카페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공동민원을 제기하는 등 집단 반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실내 체육시설은 비말이 강하게 배출되는 특성상 학원과 방역적 위험성이 다르며 돌봄기능을 고려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최근 헬스장 업주들의 집단 반발 계기가 된 대구 헬스장 관장 사망에 대해서는 "헬스장이 아니라 장애인 재활센터"라고 해명했다.

◇"우리도 9인 이하 영업이라도…" 필라테스·헬스장 '호소'

필라테스 센터와 헬스장 원장들은 정부의 형평성 없는 지침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이들은 5인 이하 수업, 1대1 퍼스널트레이닝(PT)수업 등을 예를 들며 일관적인 집합금지 조치에 불만을 나타냈다.

부산의 한 필라테스 센터 원장 강모씨(30대)도 "필라테스 특성상 소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5인 이하 집합제한만 걸어도 충분히 영업이 가능하다"며 "주변 원장들 중에는 환불하는 회원들이 많아서 경제적으로 이중고를 겪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또 "필라테스는 거의 모든 곳에서 100%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누가, 언제 들어왔고, 나갔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혹시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역학조사에 어려움 없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라테스 센터 직원인 정모씨(30대)는 "최근에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헬스장 영업 문제가 집중적으로 불거지다보니 혹시나 규제가 완화된다면 대상이 헬스장으로 한정될까봐 불안해 하는 목소리도 들린다"고 설명했다.

5년째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30대)는 "일대일 퍼스널트레이닝(PT)조차 제한하는 건 너무하다"며 "업주들이 샤워실 운영 제한, 운동기구 칸막이 설치 등 방역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식당이나 PC방에서 마스크를 쓰고 취식을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차라리 영업을 하고 벌금을 내는 돈보다 매달 나가는 지출이 훨씬 많기 때문에 문을 열 생각이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PIBA(필라테스피트니스 연맹)는 국회와 청와대, 부산시청 등 전국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맹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글을 올려 5일 오후 3시 기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서울 종로구 한 베이커리 카페에서 일부 의자를 기울여 놓고 커피, 음료, 디저트 등을 포장 판매를 하고 있다. 이날 부터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및 핀셋방역 강화조치에 따라 복합시설로 등록돼 있는 브런치카페, 베이커리 카페 등에서 커피, 음료, 디저트류는 포장 및 배달만 허용 했다. 2020.1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홀 영업하게 해달라"…카페에서도 집단 반발 움직임

부산 수영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A씨(50대)는 "식당과 술집은 밤 9시까지 영업하게 해주면서 카페는 홀영업에 제한을 두는 게 무슨 기준인지 모르겠다"며 "매일 아침마다 오던 동네 단골도 다 떨어져 나갔고, 같은 건물 헬스장이 문을 닫으면서 테이크아웃 손님들도 확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기는 프랜차이즈 카페라 식사류를 추가해 브런치 카페로 운영도 못한다"며 "2년 전에 빚을 내서 장사를 시작했는데,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 얼마 전에 가게를 내놨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제는 개인의 의식 수준을 강조하는 식으로 대책이 세워져야지 업종별로 일괄적으로 문을 닫게하는 지침은 한계가 온 것 같다"며 "영업은 하되, 업종별 세부지침을 만들고 개인 방역 의식을 동시에 강화하도록 지침이 병행될 때다"라고 말했다.

카페 사장들이 모인 '전국카페사장연합회'도 보건복지부에 공동민원을 제기하는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운영자는 공지글을 통해 "일관성, 형평성 없는 정부규제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우리가 처음 목표했던 ‘홀영업’ 하나에 모든 역량과 힘을 쏟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오는 6일 국회 앞 릴레이 피켓시위, 7일 세종시 보건복지부 정문 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시위에 참석하지 못하는 업주들은 매장 내 피켓 사진으로 온라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카페 홀영업을 허가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중 지난 4일에 올라온 글은 하루 만에 2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은 상태다.

한 청원인은 "식당은 말 안하면서 밥 먹나. 술 한잔 걸치면 더 큰 소리로 더 침을 튀기며 말하는 무방비 위험상황이 된다"며 "대화가 영업제한 기준이면 식당도 홀 제한을 해야 한다. 카페만 매장영업을 제한할 법적 근거나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적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202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정부, 집합금지 불가피…"인내와 협조 부탁드린다"

정부는 이날 체육시설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당분간 방역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오는 17일까지 연기된 거리두기 강화 조치 효과가 나타난다면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영업을 허용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5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브리핑에서 "실내 체육시설은 밀폐된 시설에서 비말을 강하게 배출하는 특성이 있어 학원과 방역적 위험이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태권도장은 돌봄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동일시간에 9명까지, 대상도 아동·학생으로만 허용해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원에 대한 조치를 일시적으로 완화한 건 학습권 보장보다는 돌봄기능에 대한 가정 부담의 와화를 위한 면이 크다"며 "그러다보니 소규모 운영 학원 등에 한정해서 학원 운영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2주일 동안 방역 효과가 나타나면 집합금지를 계속 적용하기보다 감염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겠다"며 "어려움이 있겠지만 남은 기간을 인내하고 방역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손 반장은 또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최근 사망한 대구 헬스장 관장에 대해 "일반적인 헬스장이 아니라 장애인 재활 목적의 특수 장소였다"며 "대구에 있는 데다 집합금지 대상이 아니어서 사실 관계가 틀린 부분은 바로 잡는다"고 설명했다.

s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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