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특별인터뷰<3>김경록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대표 "디지털 전환, 지속 가능 '필수' 요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이슈는 '디지털 전환(DX) 가속'이다. 코로나19로 효율적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 중요성 등이 부각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스마트 제조 선진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약 200년간 에너지 관리·자동화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글로벌 기업이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 컨설팅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 한국 지사를 이끌고 있는 김경록 대표는 손꼽히는 '디지털 기술' 전문가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전환이 사람, 사물 구별 없이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지속 가능성을 높일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에게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개념이 생경하다. 쉽게 설명하면.
▲디지털 전환이 특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우리 삶에 이미 적용돼 있다. 대표적인 것은 첫 번째로 인공지능(AI)이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더 나은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고, 직원들이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서 AI가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AI 관련 비용은 지난해 510억달러에서 2024년 1100억달러로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I는 고객 서비스 대응 자동화, 위기 경보 및 예방 자동화, 정보기술(IT) 자동화 등 영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IDC는 한국 AI 시장 규모가 2023년까지 연간 17.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번째는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이다. 디지털트윈은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현실과 똑같은 쌍둥이를 만들고, 각종 모의실험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는 기술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문제 발생 전에 이를 차단하고, 예지 분석 기술을 통해 새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트윈에 사물인터넷(IoT)과 AI 기술이 결합됐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디지털트윈 대표 기술이다.
-디지털 전환 적용 분야와 중점을 둬야할 것은.
▲디지털 전환이 적용되는 분야는 크게 제조 현장부터 근무 중인 사무실까지 모든 영역이 대상이다.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더 자주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다. 또 갑작스레 물류망 폐쇄 및 셧다운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적응하고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 도입이 가속화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집에서 업무를 보거나 공장과 설비 간 원격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내는데 부족하다. 디지털 전환은 반드시 보안 강화와 구성원 안전 확보가 수반돼야 한다. 그래야 위기 상황에서 회복 가능한 탄력성과 복원력을 갖출 수 있다.
디지털 전환 도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컨설팅이 중요하다. 기업인이라면 우리 회사에 어떤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적용할 지, 어떤 성과를 내고 싶은지 등 뚜렷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나서 비즈니스 형태와 사업 규모 등에 맞는 맞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고정비 효율화를 통해 얼마나 재무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 및 기업들이 중소기업에 더 많이 알려지고, 도움을 줘야 한다.
-디지털 전환 컨설팅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
▲코로나19는 산업을 급변시키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민첩성과 효율성, 탄력성이 중요하다. 각 기업들은 사업적 견고함을 갖추면서도 각종 비용을 동시에 절감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솔루션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에 디지털 전환에 나선 기업들은 재무 경쟁력 등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했다. 그렇지 않은 기업들이 이제서야 지속 가능성을 높일 디지털 전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비용 절감 같은 효율성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컨설팅이 필수불가결하다.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에너지 관리와 프로세스 효율화 △엔드 포인트(말단)를 클라우드로 수직 통합 △제품 수명주기 통합 △ 하나의 통합운영센터 관리 등 네 가지를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만 탄소 배출량 및 자원 소비, 운영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실시간 데이터 접근과 원활한 협업으로 디지털 전환을 최적화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 컨설팅 구체 사례와 국내 시장 전망은.
▲슈나이더일렉트릭의 경우, 에너지 관리·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디지털트윈을 통해 설비자산 성능관리(APM)와 모니터링 및 제어, 운영 및 최적화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들이 운영 중인 공장 설비 관리를 어떻게 최적화할 지, 어떤 설비가 고장 가능성이 높은 지 등을 미리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쉘과 엑슨모빌, 쉐브론 등 세계적인 석유회사 등에 솔루션을 제공,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한국에선 스마트빌딩, 스마트 데이터센터, 스마트공장 등을 구현했다. 포스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에 컨설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경을 넘어 여러 시설을 관리하기도 한다. 더 큰 원격 관리, 통합 데이터 분석 등 개방형 연결 시스템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은 이를 제어하고 상당한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은 올해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등의 다양한 정부 정책이 추진된다. 여기에 IT 및 디지털 수요 산업과 이차전지 등 영역에서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에너지 관리 및 산업 자동화 측면에서 디지털 전환 중요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디지털 전환 도입으로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 등을 꾀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도래했다.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디지털 전환 솔루션이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 효율적 인프라와 플랫폼을 갖춘 한국을 최우선 공략할 것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뒤에서 활약하는 존재들이다. 차별화된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정말 기업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지.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업들에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줬다. 예기지 못한 위기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방법이 중요해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디지털 전환 도입 유무에 따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생산 및 물류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효과적이다. 세계가 탈탄소화를 추진 중인 현 시점에선 디지털 전환이 더욱 중요하다. 데이터 중심의 에너지 관리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등을 저감하고, 사업적 성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다. 독일만 해도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16년 '소사이어티 5.0'과 2017년 '커넥티드 인더스트리'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중국은 2015년 '중국 제조 2025' 정책을 발표했다.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제조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을 통한 지속 가능성 제고가 향후 기업 경쟁력에 중요하다는 것은 일부 업계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세계적인 석학 등이 일관되게 입을 모아 주장하는 얘기다.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나 기업에 제언할 것은.
▲아시아는 세계의 제조 허브다. 각 사업 영역에서 지속가능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강력 지원한다. 또 디지털화를 통해 수많은 기술 간 상호 연결성을 높이고 있다. 아시아 기업의 32%가 향후 5년 내 성숙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도 디지털 기술이 특히 고도화됐다. 그만큼 디지털 전환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한국 정부가 보다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에너지 지속 가능성 서비스(Energy Sustainability Service·ESS)를 도입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친환경 미래를 위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
기존 건물의 절반에만 디지털 전환을 도입, 에너지 절약에 나서도 204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0%를 절감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의 목적은 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데 있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시대에는 디지털 도구를 광범위하게 채택,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한국에는 코로나19 위기와 미래 지향적 뉴딜 정책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도 국내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전문 컨설팅을 통해 뒷받침하겠다.
<김경록 대표는>
김경록 슈나이더일렉트릭 대표는 지난 2000년 슈나이더일렉트릭에 입사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1836년 설립된 글로벌 기업이다. 그는 이곳에서 다양한 에너지 및 디지털 전환 솔루션 경력을 쌓았다. 국제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2013년 4월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사장에 취임했고, 현재는 대만 및 몽골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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