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와 롯데, FA의 새로운 역사를 열 기회다
계약기간, 연봉규모에 창의적 접근 필요
매년 옵션, 팀 성적 연계 등 창의적 계약 고려할 만
자존심 싸움 아닌, FA 계약의 새로운 장 열릴 수도
[스포츠경향]
KBO리그의 FA 계약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수요가 많았던 야수 FA들이 자리를 찾아 간 가운데 덩치 큰 ‘2번째 FA’ 선수들을 두고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전성기를 지났지만 여전히 실력을 지닌 이들을 두고 양쪽의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의 계약이다. 이대호는 4년전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오면서 롯데와 총액 150억원짜리 역대 최고 계약을 했다. 39세 시즌을 앞두고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이대호는 2020시즌 144경기 전경기에 나섰고, 20홈런에 110타점을 기록했다. 전성기보다 못하지만, 주전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성적도 아니다. 롯데도, 이대호도 고민이 깊어지는 시간이다.
이승엽은 40세 시즌이었던 2016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2년 36억원에 계약했다. 등번호 36번에 대한 의미를 담은 계약이었다. 박용택은 2019시즌을 앞두고 2년 25억원에 계약했다. 이승엽의 2015시즌 공격 WAR은 3.14이었고 박용택의 2018시즌 WAR은 2017시즌 3.70에서 크게 줄어든 1.38이었다.
이대호의 2020시즌 WAR은 1.01로 줄어들었다. 홈런과 타점에서 기록한 숫자와는 조금 다르다. 타격 관련 여러 조정 스탯(파크 팩터 등을 포함한 기록)에서도 리그 30위권에서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전 라인업에 포함될 실력은 갖췄다.
양쪽의 기대를 맞추기 위해서는 FA 계약에 있어 보다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계약연수와 연봉 총액에 의존하는 대신 계약의 세부 조건 등으로 양쪽의 기대를 맞추는 방식이다. 롯데는 지난해 안치홍 계약 때 2년 뒤 구단이 계약을 해지 할 수 있는 권리를 넣는 등 새로운 형태의 계약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화 김태균, 삼성 윤성환의 계약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둘 모두 옵션이 상당한 1년짜리 계약을 함으로써 양쪽의 부담을 줄였다. 이대호 역시 1년마다 구단과 선수 사이의 옵션 조건을 달리 거는 방식으로 계약 규모를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이대호의 상징성을 고려해 메이저리그는 금지돼 있지만 KBO리그에는 제한이 없는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롯데의 가을야구진출 여부, 정규시즌 순위, 가을야구 순위 등에 따라 이대호의 다음 시즌 연봉 및 계약 연수 등이 바뀌는 것도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한 구단 단장은 “이대호는 티켓 파워가 상당한 선수다. 등번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구단 상품 매출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선수”라며 “구단 상품 매출과 연봉을 연결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대호와 롯데 모두 이번 겨울이 ‘자존심 싸움’의 장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마지막 계약의 새 장을 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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