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혁신 바람에.. '서비스 공급' 업체로 변신하는 車 부품사

연선옥 기자 2021. 1. 5. 15: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독일 보쉬는 올해 1월, 새로운 컴퓨터 솔루션 사업부를 출범시켰다. 이 조직은 멀티미디어, 파워트레인 솔루션, 섀시(chassis, 차대) 시스템 제어 등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통합하는 조직이다. 보쉬는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미래 자동차가 소프트웨어와 전자 제품의 결합체로 진화하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테판 하퉁 보쉬 모빌리티솔루션 회장은 "광범위한 전자, 소프트웨어 전문 지식을 갖춘 기업만 모빌리티의 미래를 창조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쉬는 소프트웨어 집약적인 전자 시스템 관련 시장이 2030년까지 매년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쉬 전문 인력이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연구하고 있다./보쉬 제공

자동차 산업 트렌드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나아가 플라잉카 등 신기술 기반으로 바뀌면서 부품업체들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부품이 아닌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로 진화하고 있다. 내연기관차가 저물어 가는 시대 흐름에 맞춰 부품을 만들어 공급하던 업체들이 기술 업체로 전환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 일부 주(州), 일본은 물론 중국도 이르면 10~15년 내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가솔린, 디젤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1만개 안팎으로 2만개가 넘는 부품이 들어가는 내연기관차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품 생산에만 머무르면 부품사들은 머지않아 몰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부품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로 변신에 나섰다. 지난 130여년 동안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 주입 펌프, 냉장고, 공구기계 등 내연기관차 부품을 생산하던 보쉬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주력 사업을 전환하면서 역사상 가장 큰 변화에 나서고 있다. 보쉬는 한때 기업의 최대 현금 창출원이었던 스타터(Starter·시동모터) 사업부를 중국에 매각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더이상 필요 없는 사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 보쉬는 터보차저 생산 업체인 말레와 함께 세운 합작 법인 BMTS 역시 홍콩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대신 보쉬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보쉬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해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하우스를 구축하고, IBM, SAP 등 글로벌 IT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방향조정시스템과 인공지능(AI)·센서 등을 결합한 통합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개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콘셉트카./현대모비스 제공

일본 최대 부품사 덴소 역시 전기차, 자율주행,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새로운 분야 중심으로 사업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부품사가 아니라 서비스 공급 업체로 전환하고 있다고 발표한 덴소는 지난해 12월 새로운 모빌리티 영업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리본(Reborn) 21'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덴소는 스마트시티 기획과 소프트웨어 혁신을 위한 새로운 사업부와 엔지니어링 R&D 센터 건립 계획도 밝혔다.

국내 최대 부품업체 현대모비스(012330)역시 전기차,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전자, 인포테인먼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전기차시스템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체 R&D 투자는 10%, 첨단 기술 분야 R&D 투자는 50%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 10월 미국 벨로다인과의 자율주행 라이다 공동 개발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영국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회사인 엔비직스(Envisics)에 2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정수경 부사장 겸 기업기획실장은 "현대모비스는 소프트웨어 기반 기업으로 전환 중이며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서비스 제공 업체’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