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마른 이 아이는 일곱살에 겨우 7kg..내전 속에 고통받는 예멘 아이들
[경향신문]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알 사빈 병원 침대에 일곱살 어린아이, 파이드 사밈이 누워 있다. 뇌성마비와 영양실조로 바짝 마른 사밈의 몸무게는 7kg를 겨우 넘길까.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굶주림에 고통받는 사밈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내전 중인 예멘의 기근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알 사빈 병원의 의사인 레게흐 모하메드는 로이터에 “사밈이 병원에 왔을 때 죽음의 고비에 있었다. 신의 은혜로 우리가 필요한 처치를 했고 사밈의 상태도 호전되기 시작했다. 사밈은 뇌성마비와 삼각한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밈은 병원 담요의 한 자락으로 감싸고도 남을 만큼 아주 작았다. 그의 부모는 병원에 오기 위해 170km를 달려왔다. 곳곳에 검문소와 망가진 도로를 지나, 사밈을 병원에 데려오기 위해서 말이다. 약값, 병원비를 감동할 수 없는 부모는 국제구호단체의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사밈을 치료하고 잘 먹이는 일을 지속할 수 있을까.
예멘에서는 2014년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비롯한 북부지역을 점령하면서 시작됐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예멘 정부는 수도에서 피난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군이 정부군을 도와 내전에 개입했다. 내전 기간 반군과 민병대를 포함해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오랜 내전으로 예멘에서는 인구의 80%가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유엔은 밝혔다. 특히 지난해는 전쟁 시국에 코로나19 대유행, 사막메뚜기 급습, 홍수까지 겹쳐 상황을 악화시켰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가 구호기금을 끊어버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구호기금 부족으로 400만명의 예민인에 대한 구호가 끊겼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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