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대상 받은 소설가 이승우 "이유 안묻고 사무원처럼 내 일 할 것"

박동미 기자 2021. 1. 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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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손님들이 나를 찾아온 것일까요? 나는 손님들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묻는 대신 다시 '사무원처럼' 내 일을 하려고 합니다."

이상문학상을 '손님'에, 글 쓰는 자신을 '사무원'에 비유했다.

이 작가는 "이 무거운 상이 어떻게 나에게 왔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따져 묻는 것은 내 권리가 아니"라고 말을 아꼈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 측은 "주제의 관념성을 극복하면서 감동적인 예술미를 구형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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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상 거부’ 파문 관련

“따져 묻는 건 내 권리 아니야

남은 사람들의 변명같은 소설”

“왜 이 손님들이 나를 찾아온 것일까요? 나는 손님들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묻는 대신 다시 ‘사무원처럼’ 내 일을 하려고 합니다.”

이상문학상을 ‘손님’에, 글 쓰는 자신을 ‘사무원’에 비유했다.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이승우(사진) 작가의 소감이다. 지난해 이 상을 둘러싸고 일어난 ‘수상 거부’ 파문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작가는 “이 무거운 상이 어떻게 나에게 왔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따져 묻는 것은 내 권리가 아니”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사무원처럼 일한다”고 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무크의 말에 동의한다면서, 글 쓰는 자의 책무를 강조했다.

이 작가는 수상작 ‘마음의 부력’에 대해 “남긴 말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된 남은 사람들, 그 말들에 붙들려 상실감과 자책감에 시달리게 된 이들의 마음을 훑어본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마음의 부력’은 짤막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아들과 어머니 사이에 존재하는 부채 의식을 현실 문제와 관련지어 풀어낸다. 이 작가는 “남은 사람들이 남긴 사람에게 늘어놓는 뒤늦은 변명 같은 소설”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 측은 “주제의 관념성을 극복하면서 감동적인 예술미를 구형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81년 ‘에리직톤의 초상’으로 등단한 이 작가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주력해왔다. 소설집 ‘구평목씨의 바퀴벌레’ ‘모르는 사람들’과 장편 ‘생의 이면’ ‘식물들의 사생활’ ‘캉탕’ 등을 펴냈다. 대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받았다.

이상문학상은 1977년 제정된 이래 이문열, 이청준, 최인호, 김훈 등 당대 최고 작가들을 수상자로 배출했다. 지난해 1월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등 우수상 수상 예정 작가들이 불공정 계약을 이유로 수상을 거부했고, 2019년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는 절필을 선언해 충격을 안겼다. 이에 문학사상사는 계약 조건을 수정하는 등 수상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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