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반도 태풍 나비효과.. "미국 산불에 영향 줬다"

GIST·유타주립대 공동연구… "바비·마이삭·하이선이 전지구적 공기흐름 바꿔"

윤진호 교수./GIST 제공

작년 8~9월 한반도를 강타했던 세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이 지구의 공기흐름을 변화시켜 당시 미국 서부 오리건주의 산불 발생의 한 가지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윤진호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유타주립대와 함께 ‘다중 앙상블 예측실험자료(GEFS)’ 등 다양한 태풍 관측 자료를 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지난달 8일 게재됐다.

지구 대기 중에는 공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대규모로 흐르는 ‘제트기류’가 있다. 작년 8~9월 세 태풍이 연달아 남쪽에서 북쪽으로 곧게 북진하는 과정에서 열대지방의 고온다습한 에너지를 북쪽으로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바뀐 제트기류가 미국 서부에 강한 고기압을 만들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고기압에서는 비나 구름 없이 날씨가 맑아지기 때문에 산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윤 교수는 "이례적으로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세 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며 큰 피해를 야기했고 미국의 산불을 유발하는 기상 패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매우 강력했다"며 "태풍과 같은 극한 기상기후를 지역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전지구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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