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대회 왜 늦나..일정 축소·비공개 진행 가능성

김정근 기자 2021. 1. 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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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4~5일 개최 예상..밤 늦게 개회 보도할 수도
北 '이달 초순' 언급.."오는 10일까진 지켜봐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달 30일 북한 김재룡 제8차 노동당 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당 대회 대표증을 받고 있는 리일환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1월 초순' 제8차 노동당 대회 개회를 예고한 북한이 5일 여전히 관련 동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달 초순의 절반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일정조차 공개되지 않아 내부 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 제8차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이 12월 하순 평양에 도착하여 수도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또 신문은 지난달 30일 평양에서 당 대회 대표증 수여식이 있었다고 전하며 당 대회 관련 실무 준비를 모두 마쳤음을 시사했다.

이에 우리 당국은 지난 4일 혹은 이날 사이에 당 대회가 개최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6년 7차 당 대회 당시 개회 사흘 전인 5월3일 각지 대표자들의 평양 도착 소식을 알린 것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조용하다. 노동신문은 이날도 "당 제8차 대회가 진행되는 뜻깊은 올해"라거나 "당 제8차 대회가 하루하루 다가올수록"이라는 등의 표현을 쓰며 당 대회가 아직 개최되지 않았음을 암시할 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 1일 당 대회 대표자들을 대동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이후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년 메시지를 '친필 서한'으로 갈음하며 당 대회를 향한 주목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닷새째 아무런 소식이 없다.

북한의 당 대회 개최 소식이 늦어지자 일각에선 일정 축소 혹은 비공개 진행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7차 당 대회와는 상황이 다르게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 속 대북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개최 시점에 대해서는 조금씩 다른 예상과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 대회가) 지금 열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우선 오늘 보도를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위원은 "(당 대회가) 몇천 명이 모이는 실내 행사인 데다 김 위원장이 계속 참관해야 하는 만큼 코로나19 완전 방역에 힘쓰는 것 같다"면서 "일정이 계속 늦어진다면 격리 기간 중 대표자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라고 관측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대회가) 이미 시작했거나 지금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 "과거 사례를 볼 때 미국 시각도 맞춰야 하니 밤 10시쯤 돼서 오늘 개최했다는 보도를 내놓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기존의 관행적인 시각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초순이라고 했지만 10일 개최까지 열어놓고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당 대회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극도의 보안 속 개회한 뒤 후속 보도를 낼 수도 있다"라며 "초순이라고 했으니 10일까진 보겠지만, 기존의 생각 틀을 벗어난다면 아예 공표도 없이 극도의 보안 속에서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월 초순이라고 폭넓게 언급한 것은 결국은 코로나19 상황과 연관이 있을 듯하다"면서 "많은 인원의 건강을 점검하고 격리 조처한 뒤 1월 초순 중 가장 안전한 시점에 개최하는 걸 선택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과거 적어도 사나흘 이상 진행했던 당 대회 일정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조한범 연구위원은 "워낙 중요한 행사라 일정을 짧게 할 가능성은 작다"라며 "아무리 줄여도 2박 3일은 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무진 교수도 "5년 만에 개최하는 당 대회를 짧은 기간에 끝마칠 가능성은 작다"면서 "김 위원장의 자신감, 당 대회의 필요성, 북한의 특징 등을 고려할 때 일정이 축소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홍민 실장은 실질적인 대회 일정에 대한 전망보다도 이미 준비가 이뤄졌음에도 개최 자체가 늦어지고 있는 부분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당 대표들이 평양에 오면 늦어도 3~4일 내 개회가 이뤄졌다"면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에서 무슨 이유로 굳이 3~4000명에 달하는 인원을 평양에 장기간 체류시키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임을출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당 대회) 총 일정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이번 당 대회선 경제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총화하겠다고 한 만큼 비공개 행사로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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